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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장군의 유해는 78년 동안 카자흐스탄에 묻혀 있었습니다. 그러던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추진됐던 것이 27년 만에 성사된 것이었죠. 장군의 유해가 우리나라로 돌아왔을 때 공군 수송기가 직접 수송을 맡았고,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를 받았습니다. 국내에 도착한 홍 장군 유해 귀환에 화려한 기념행사가 진행되기도 했죠. 홍 장군에게 건국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수여했습니다. 문 정부는 최고 예우를 갖춰 장군의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군 장병들이 사용한 소총 탄피를 녹여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이회영 흉상을 제작했습니다. 제작한 흉상은 육군사관학교의 교육시설 충무관 앞에 설치했죠. 우리 국군의 뿌리가 광복군에 있음을 알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가 육사 앞에 설치된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홍 장군의 흉상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홍 장군의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았습니다. 홍 장군은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기록이 있습니다. 레닌으로부터 권총과 은화 100루블을 수령한 바도 있죠.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 육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과 상징성이 홍 장군의 공산당 가입 전력과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흉상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했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공산주의 경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그렇다고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죠. 홍 장군을 독립유공자로는 인정하지만, 흉상의 위치 선정이 잘못됐다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육사가 아닌 독립기념관에 홍 장군의 흉상을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입니다.
정부는 육사뿐만 아니라 국방부 앞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도 옮기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필요하다면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이름을 바꾸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 이전 당시 국방부를 옮길 때 홍 장군의 흉상도 함께 옮겼는데 그때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정부의 이런 결정이 뜬금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윤 정부의 이런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 정부의 흔적 지우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 정부는 유해 봉환과 흉상 제작 등 홍 장군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죠. 정부의 이런 결정으로 인해 이념과 역사에 관한 논쟁이 점점 심화하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