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청년 기본소득 700만 원 줬더니…“천천히 가는 여유 생겼다”

부산형 청년기본소득 월 100만 원씩 7개월 지급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입력 : 2022-07-30 06:55:17

  
[권현진(23·대학생) 씨] “미래에 대한 보장이나 안정성이 없기 때문에 도전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기본소득으로서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강동건(27·래퍼) 씨] “(청년기본소득 효과로는) 안정감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그냥 좀 ‘천천히 가자’라고 생각을 좀 바꾸게 됐던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의 ‘청년기본소득’ 프로젝트 1기 참가자 권현진 씨와 강동건 씨. 김태훈pd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기본생활이 가능한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부산에선 청년에게 기본소득을 주는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 중입니다. 재단법인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발된 청년들에게 7개월간 월 100만씩 지급합니다. 기본소득은 청년의 삶을 어떻게 바꿨을까요. 뉴스레터 ‘뭐라노’가 ‘부산형 기본소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2019년 발족한 부산형 사회연대기금. 김태훈pd
2019년 BNK부산은행 노사는 ‘부산형사회연대기금’ 10억 원을 출연합니다. 부산항운노동조합과 SK해운을 포함한 기업·단체도 동참했습니다.

[부산형사회연대기금 최미래 과장] “사회적 가치 향상이라는 목적 하에 매달 노사가 일부 급여에서 (기금을) 마련해 주시고…. 사회적금융·사회적경제 사업과 청년창업 지원,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 2022년에 27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은 지난해부터 ‘청년기본소득’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김태훈pd
올해 부산형 사회연대기금이 추진하는 사업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청년기본소득’입니다.

기본소득을 제공했을 때 청년의 삶의 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지난해에는 청년 14명을 선발해 7개월 동안 매달 1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올해는 10명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전병윤 부산형사회연대기금 대리] “청년들에게 공정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고, 실질적 공정을 위해서 기본소득이 그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희가 ‘기본소득을 가지고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작년에 처음 기본소득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독일과 미국에서 기본소득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3년간 800가구에 소득을 지원하는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합니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을 경험한 청년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2021 부산 일러스트페어에 참가한 권현진 씨. 본인 제공
서양화를 전공하고 있는 권현진 씨는 기본소득을 통해 꿈꾸던 전시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권현진 씨] “미술 전공 특성상 전시라든지 준비물을 산다든지 아니면은 (페어 참가) 신청을 하는데, 신청비가 필요한 곳들이 있어서 페어를 나가기도 하고 전시를 하기도 하고 그렇게 썼습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도전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기본소득으로서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강동건 씨의 자작곡 ‘행복을 찾아서’ 뮤직비디오 장면. 본인 제공
래퍼 강동건 씨는 기본소득으로 생활하며 모은 돈으로 음악장비를 구입했습니다.

[강동건 씨] “보통은 (청년기본소득을) 생활비에 많이 보태서 썼었고요 제가 음악을 하고 있는데 녹음 장비가 따로 없어 가지고 음악 장비 조금씩 모아서 사고 이렇게 썼던 것 같아요. (기본소득 제도는) 꼭 필요할 것 같긴 해요. 돈이 없어서 뭘 하든지 좀 급하게 하려는 그런 기질이 있었는데 그거(기본소득을) 받고 나서 조금 여유롭게 생각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전문가들은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확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군산대 서정희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회적인 부를 모두에게 분배하는 새로운 복지국가 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부산형 청년기본소득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진행된 기본소득 실험 중에서 개인 단위 지급 금액이 가장 큰 실험입니다. 실험이 실험으로 끝나지 않고 제도화 되었으면 좋겠다….”
‘청년기본소득’ 프로젝트를 담당한 부산형사회연대기금 전병윤 대리. 김태훈pd
[부산형사회연대기금 전병윤 대리] “올해는 기본소득 전문 연구진이 따로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기 때문에 프로젝트 전반적인 과정을 심도 있게 연구해서 연구 자료도 만들고…”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은 8월 10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아 9월부터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청년기본소득이 복지제도의 틈새를 메우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뉴스레터 ‘뭐라노’가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