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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상캐스터로 일한 고(故) 오요안나 씨. 연합뉴스 |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4일 오 씨의 ‘근로자성’을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사망 배경으로 작용했는지 확인하기에 앞서 오 씨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겠다는 것인데요. 노동부가 근로자성을 살피는 이유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근로기준법 아래에 있어서입니다. 근로기준법 제72조 2항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합니다. 이 법의 적용을 받으려면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여야 하죠.
문제는 프리랜서 노동자는 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합니다.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회사의 지시·관리·통제 아래에서 일을 했는지인데요. 업무 수행 자유가 있고 겸업할 수 있는 프리랜서는 법적 신분이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자’입니다. 그래서 오 씨처럼 프리랜서는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죠.
프리랜서뿐 아니라 기간제·파견·도급·단기직 등도 같은 이유로 법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이들이 근로자로 인정받고 법의 보호 아래 들어가려면 사측의 지휘와 통제를 받아 실질적인 근로자로 일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요. 프리랜서로 계약했어도 실제로 근로자처럼 일했다면 정부나 법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해주기도 합니다. 고용노동부가 2021년 지상파 3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방송작가 152명을 근로자로 인정한 사례도 있고요. 지난해 12월에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A 씨가 KBS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A 씨는 프리랜서가 아닌 KBS 직원’이라는 원심판결이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하는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기간도 통상 수개월 이상 걸려 포기하는 사례가 많죠.
권두섭 변호사는 근로자와 사업자 모두 노동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프리랜서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라고 하는 건 단기적 해결책인 것 같고요. 법의 적용 대상을 프리랜서로까지 확대해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해야지요. 직업의 이름과 형태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기본적인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해요. 지금은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대한 보호’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남녀고용평등법’ 등의 적용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