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해수부장관 등 현지 방문
-남극 최초 방문했던 이동화 대표
-“40일만에 지어 벌써 30년” 감격
-생명자원 실용화 융복합 연구
-기후 변화 예측 대응 등 추진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 대표, 윤석순 한국극지연구진흥회장 등 부산지역 남극 개척자들의 얼이 담긴 세종과학기지 전경. 국제신문DB

우리나라 남극 연구의 시작점인 세종과학기지가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부산 개척자들이 1985년 남극 탐사의 발을 내딛고 기지 건설을 건의해 지었던 터라 지역에서는 더욱 뜻깊은 행사로 다가온다.

해양수산부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설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심재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홍영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이 30주년을 기념해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방문했다고 23일 밝혔다.

1988년 2월 17일 설립된 세종과학기지는 서울에서 1만7240㎞ 떨어진 서남극 남셰틀랜드 군도 킹조지섬에 있고 현재 제31
차 월동 연구대 등 1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종과학기지를 거점으로 남극에서 기후변화·유용생물자원 조사 등 다양한 부문의 연구를 수행하며, 남극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의 남극 진출은 국립수산진흥원(현 국립수산과학원)이 1978년 남빙양에서 크릴 시험 어획과 해양조사를 하며 시작됐다. 이후 1985년 한국해양소년단 주도로 구성된 ‘한국남극관측탐험단’이 최초로 남극관측탐험에 성공했다. 남극에는 한국인 최초로 남극 탐사의 첫발을 내디뎠던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 대표, 윤석순 한국극지연구진흥회장, 세종과학기지 월동대장 장순근 박사 등 부산 개척자들의 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종기지 건설에도 참여했던 이동화 대표는 이날 남다른 감회를 본지에 전했다. 이 대표는 “1985년 남극 첫 탐사를 다녀온 뒤 기지 건설을 건의해 일 년 만에 168명의 건설단을 이끌고 안전담당관으로 건설에 참여했다”면서 “보통은 기지 건설에 3~4년 걸리는데 우리는 40여 일 만에 지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준공식 때 중국, 칠레 등 다른 나라 기지 대원들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놀랐다”며 “그들은 3년 만에 세종기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는데 30년간 잘 견디고 있다”고 감격해 했다.

이 대표는 또 “대한민국의 과학영토를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24시간 지키고 있다. 과학자들뿐 아니라 기계공, 요리사 등 대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과학기지 준공 이후 우리나라는 극지 연구에 매진해 미래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국내 천연가스 연간소비량의 200배 규모가 매장된 지역을 2003년 발견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 수립된 ‘제3차 남극연구활동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세종과학기지를 기반으로 환경변화 예측 및 대응을 추진하고, 극지 생명 자원 실용화 등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유선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