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를 폐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에 또 제동을 걸었다.

다카 폐지 반대 시위 장면. 연합뉴스.

현지 시각 25일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미국 최대 흑인 인권단체 전미유식인지위향상협회, 마이크로소프트, 프린스턴 대학이 제기한 소송에서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존 베이츠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은 사실상 설명 되지 않으며 자의적이고 불규칙해 결론적으로 불법적”이라고 판시했다. 베이츠 판사는 미국 행정부에 다카수혜자들의 프로그램 갱신 허용, 신규 신청 수용을 명령했다. 수수료가 없거나 불안정한 체류지위가 정부에 드러날 것을 우려해 다카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구제 방안 마련 또한 주문했다. 다만 베이츠 판사는 이번 판결 90일의 유예기간을 두고 그동안 미국 국토안보부가 적합한 조처를 마련해 시행하도록 유도했다. 미국 언론은 이번 판결을 다카 폐지 방침을 무력화하는 앞선 두 차례 판결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판결로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입안된 다카를 폐지할 방침을 밝히고 의회에 대체 입법을 요청했다. 지난 3월 5일 유예기간이 끝날 때까지 의회 내 협상 공전으로 대체 입법은 마련되지 못했다. 미국 내 다카 수혜자는 약 70만 명으로 추산되며 한인은 7천∼8천 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