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비위 묵살 직무유기 혐의
- 황철규 부산고검장 등 4명 입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의 형사 입건 사태를 초래한 ‘고소장 위조 검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구형됐다.
22일 부산지법 형사5단독(서창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직 검사 A(37) 씨의 공문서위조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언론에서 ‘제 식구 감싸기’로 지적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A 씨 변호인은 “고소장 표지를 복구하는 차원에서 다시 만든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어려서부터 법조인의 꿈을 키워 왔고, 20대를 바쳤다. 이런 사정을 참작해 억울함이 없도록 선처해 달라”고 울먹였다.
A 씨는 2015년 부산지검에 근무하면서 고소장 표지를 분실하자 실무관에게 시켜 같은 고소인의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하는 등 새로 만들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또 위조된 고소장에 기록사건을 첨부해 불기소한다는 상부 결재까지 받았다. A 씨는 2016년 6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고, 당시 검찰은 별다른 징계 없이 사직서를 수리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A 씨는 이후 시민단체의 고발로 사직한 지 2년여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최근 후배 검사의 비위를 알고도 이를 묵살한 혐의(직무유기)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입건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