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국내로 몰래 필로폰을 들여오다 덜미가 잡힌 40대 장애인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 (권기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으로 재판에 넘겨진 A(49)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베트남에 거주하던 A 씨는 지난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필로폰을 팔던 B(45) 씨와 그의 지인 C 씨를 알게 된 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필로폰을 밀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들은 지난 2월 B 씨가 가져온 필로폰 1억700만 원어치(도매가·973g)를 비닐랩에 포장한 뒤 미리 준비한 구슬 줄로 감아 기내 반입이 가능한 가방에 담았다. 다음 날 A 씨는 C 씨와 함께 이를 들고 국내로 입국하려 했으나 인천국제공항 검색 과정에서 적발됐다.

A 씨는 “가방에 든 물건이 필로폰인지 몰랐고, 통관상 문제가 되는 물건이라는 것만 알았기 때문에 방조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 C 씨가 필로폰 반입을 피고인에게 맡기기로 의논할 때 피고인이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고, 자신을 속칭 ‘지게꾼’으로 칭하는 것을 듣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필로폰 밀수입에 관한 인터넷 뉴스를 수차례 검색한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이 범행에 가담해 필수적 행위를 분담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 씨가 베트남에 거주하면서 다수의 출입국 기록이 있고 뇌병변 3급 장애인으로 빠른 출입국심사가 가능해 ‘지게꾼’으로서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