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18대 대통령 선거의 대결구도가 박근혜-문재인-안철수의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여론의 흐름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 이후 사흘 간 나온 각종 전문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는 세 후보간 박빙 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정체 또는 하락,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 현상이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각각 경선과 출마선언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여론의 흐름은 세 후보자의 선호도 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세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1위를 기록하는 등 미세한 변화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3후보의 선호도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박근혜와 안철수, 박근혜와 문재인 후보간 양자대결에서도 오차 범위지만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이 문재인 후보보다 안철수 후보를 더 선호했다.

　

　◇리얼미터 안철수 47.4%-박근혜 44.2%

　리얼미터의 지난 21일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후보자에 대한 선호도는 박근혜 38.3%, 안철수 29.7%, 문재인 20.2%를 기록했다.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 대선 양자 대결에서 안철수 후보는 47.4%, 박근혜 후보 44.2%를 기록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간 양자 대결에서도 문재인 46.3%, 박근혜 후보 45.8%로 문재인 후보가 앞섰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안철수와 문재인 후보간 지지도 조사에서는 안철수 41.1%, 문재인 36.1%로 나타났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20~21일 전국의 20대 이상 유권자 1500명으로 대상으로 유선전화(80%) RDD(임의걸기)와 휴대전화(20%) RDD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는 ±2.5%포인트이다.

　

　◇한국갤럽 안철수 49%-박근혜 44%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흐름은 더 명확해진다.

　한국갤럽이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19일 오후부터 21일까지 3일간 실시한 조사에서 '박근혜 대(對) 안철수' 양자 대결은 안 후보 49%, 박 후보 44%로 안 후보가 5%포인트 앞섰다.

　안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기 직전인 16~18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안 후보를 46% 대 43%로 앞섰지만 , 이번 조사에서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박근혜 대 문재인' 양자 대결에서는 박근혜 49%, 문재인 44%로 박 후보가 우세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당 후보로 확정되기 전인 지난 12~1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박 후보(47%)가 문 후보(38%)를 9%포인트 앞섰지만, 이번엔 5%포인트로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

　

　◇TNS코리아 안철수 48.2%-박근혜 42.2%

　SBS가 TNS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근혜 대 안철수 대결'은 안 후보(48.2%)기 박 후보(42.0%)를 6.2%포인트 앞섰다. 이들 조사는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는 ±3.1%포인트다.

　한편 지난 20일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이 대선 바로미터 지역구로 알려진 안양 동안갑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3자 대결을 가정한 질문에서 안 후보가 37.8% 지지율로 박 후보(35.6%)와 박빙 양상이었다.

　

　◇대선 바로미터 안양 동안갑 3후보 선호도 안 37.8%-박 35.6%-문20.9%

　세 후보자 간 지지율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1위를 보인 것은 출마선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문 후보는 20.9%로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다. 안 후보는 20~40대(49.6%, 46.7%, 46.0%)에서, 박 후보는 50~60대 이상(56.0%, 67.3%)에서 우세를 나타냈다.

　안 후보는 야권단일화 후보 경쟁에서도 48.8% 대 40.8%로 문 후보를 앞섰다. 안 후보는 민주당 지지자(51.9% 대 45.4%)는 물론 '지지 정당 없음', 즉 무당파 계층에서도 47.9% 대 39.3%로 문 후보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문 후보에게 쏠렸던 야당 지지층과 중도·무당파 일부가 안 후보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분간 안·문 두 후보의 지지율 경쟁이 뜨겁겠지만 박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벌리지 못할 경우 '3자 필패론'에 기반한 단일화 논의는 예정된 수순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0년 3당 합당, 즉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의 '90년 동맹' 이래 대선을 비롯한 거의 모든 선거에서 새누리당으로 상징되는 보수세력에 대한 고정 지지는 최소한 40%가량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안·문 두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선 모두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 후보는 56.1% 대 41.2%, 문 후보는 54.0% 대 42.8%로 박 후보에게 우위를 나타냈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야권의 두 후보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 지지율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는 반면, 박 후보는 여러 가지 악재와 경직된 역사관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를 선택할 때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정책과 공약'(46.7%)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 다음은 '능력과 경력'(38.4%), '인물과 이미지'(14.9%) 순이었다. 새누리당 지지자의 경우엔 '능력과 경력'(47.1%)을 '정책과 공약'(41.7%)보다 더 중시하겠다고 응답한 데 비해,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책과 공약'(50.0%)을 '능력과 경력'(33.8%)보다 더 중시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은 8월 현재 주민등록 인구 현황에 따라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 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했고, 최종 결과 집계 과정에서 가중치를 부여했다. 조사 개요,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 보정 전후의 표본 특성·질문지 등은 중앙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joongang/joinsmsn.com/)에 게재할 예정이다. 조사는 집전화(200명)+휴대전화 패널(300명)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고,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 응답률은 집전화 20.1%, 휴대전화 54.3%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