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울산항만공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 윤정석 울산항만공사 사장 직무대행,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사장(위에서부터)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기관장 출신·고연봉 질타
- 높은 부채비율과 대조적

- 부산신항 값싼 하역료 등
- 업체 간 출혈경쟁 도마 위

- 북항재개발 일정 지연엔
- "사업 차질 빚는 것 아닌가"
- 항만시설 잦은 변경도 지적

22일 울산항만공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전국 4개 항만공사(부산 울산 인천 여수·광양)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항만 운영 난맥상에 의원들의 질의 초점이 맞춰졌다. 또 성과에 비해 높은 기관장들의 연봉, 북항재개발사업의 일정 지연 이유, 항만시설 공사의 빈번한 설계 변경의 문제점 등도 거론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부산신항 등의 컨테이너부두 하역료가 중국에 비해 터무니 없이 싼 이유와 항만 간의 이전투구로 인한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따졌다.

김 의원은 "국내 컨테이너부두 하역료가 TEU(20피트 컨테이너 기준)당 부산신항 4만 원, 인천항 4만5000원 등으로 울산항(7만 원가량)을 제외하면 중국 상하이항의 절반 수준"이라며 "이는 국내 항만들의 컨테이너 처리 능력이 실제물량에 비해 대부분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보니 화물 유치를 위해 서로 출혈경쟁을 벌인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런 상황에도 항만공사들이 컨테이너부두 증설과 선석 확장을 진행 또는 계획하고 있다며 컨테이너 유치 물량이 없어 세금으로 손실을 메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부산항대교의 높이가 낮아 10만 t 이상 초대형 크루즈선의 접안이 불가능한 점을 언급하면서 대교 착공과 항만 조성시기가 비슷한데 당시에는 문제점을 왜 간파하지 못했는지를 따졌다. 이어 북항재개발사업 기반조성공사가 7개월이나 지연됐다며 전체적 사업 일정에 차질이 없는지도 물었다. 이에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기반조성공사에 차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사업 일정은 맞출 수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의 안효대 의원은 신선대부두의 안전 문제가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안 되는 이유를 캐물었다. 또 부산항의 수익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의 9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항만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은 각 항만시설 공사의 잦은 설계 변경으로 예산이 늘어나는 관행을 따졌다. 박 의원은 "부산항만공사는 23개 관련 공사 가운데 9개가 설계변경돼 210억 원이, 울산항만공사는 16개 중 6개가 중도에 바뀌어 68억 원이 각각 증액됐다"면서 "물가변동이나 설계 불일치 등으로 예산이 늘어난 것은 사업 초기단계인 기획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사업타당성 분석 단계부터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연 유성엽 의원은 항만공사들이 부채비율이 높음에도 사장과 임원들이 억 단위 연봉을 받는 것을 꼬집었다. 유 의원은 "피감기관의 실적을 보면 부실경영 논란이 나올 만한데도 울산 2억6000만 원, 부산 2억2500만 원, 인천 3억 원 등 사장들은 상식 수준 이상의 보수를 받고 있다. 미안한 감정이 들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은 피감기관장들의 경력을 일일이 거론한 뒤 한 명씩 호명하며 "관피아라는 사실을 인정합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기관장들은 "공직자 출신이라고만 답하겠다"며 즉답을 피했고 일부는 "마피아에 빗댄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항변했다.

새정연 김승남 의원은 울산항만공사 사장 선임이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김 의원은 "전임 사장이 지난 7월 사임했지만 여전히 신임 사장 선임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인사 시계가 멈췄거나 거꾸로 돌아간다고 볼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항만 운영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울산항의 낮은 내진성도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울산항의 내진성능 충족률은 65%로 부산항(100%), 여수·광양항(91%), 인천항(75%)보다 크게 낮다고 전제한 뒤 액체위험화물 처리비중이 높고 오일허브를 구축 중인 울산항의 성격상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