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기춘(왼쪽 두 번째) 비서실장과 김관진 안보실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집무실 출근 안했다는 의혹에
- "일어나면 출근 주무시면 퇴근"
- 새정연 "'구명조끼 발언'과 상충"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28일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당의원들의 공세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은 참사 당일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은 후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기 전까지 7시간여 동안 7차례에 걸쳐 직접 또는 전화로 필요한 지시를 했다"면서 시간대별 지시내용을 공개하는 것으로 맞섰다.

김 실장은 "대통령은 최초 보고를 받은 지 15분 뒤 안보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해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분 뒤인 10시22분에는 다시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샅샅이 뒤져 철저히 구조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면서 "이어 10시30분에는 해양경찰청장에게도 전화해 '안보실장에게 지시한 내용에 더해 해경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추가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7시간 행적'에 대한 의혹 제기와 관련, "대통령이 계시는 곳이 바로 대통령의 집무실"이라며 "대통령이 집무할 수 있는 공간은 관저, 본관, 위민관 등 여러 곳이 있다. 그 시간(세월호 참사 당일)에 어느 집무실에 계셨는가 하는 것은 저희들이 경호상 밝힐 수가 없다"며 거듭 구체적 동선 공개를 거부했다.

그는 박대통령이 당일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는 아침에 일어나셔서 주무실 때까지가 근무시간이고 어디에 계셔도 집무를 할 수 있고 대통령 관저도 집무실"이라면서 "저를 비롯한 저희 청와대 직원들은 집에서 사무실로 출근하지만 대통령께서는 일어나시면 그것이 출근이고 주무시면 그것이 퇴근이다. 하루종일 근무를 하고 계신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서면으로 대통령께 여러 번 보고 했다는데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느냐"면서 "또 오전에 어느 누구도 배에 못 들어가는 게 확인됐는데 대통령은 오후 중앙대책본부에 가서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왜 그렇게 발견하기 힘드냐'고 물은 것을 보면 제대로 보고를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전작권 환수 재연기와 관련, 이날 국감에서 "전작권이 전환되고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김정은 일당의 오판에 의한 도발 가능성 등 때문에 전작권 연기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재연기 결정은) 대통령께 보고했고 대통령이 지침을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