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후임이 선출되면 그동안 중단됐던 당·청 간 대화채널이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9일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새누리당에서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하면 (당·청 간 대화가)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필요할 때가 되면 당·청이 만나는 등 앞으로 당·청 관계가 잘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가 당·청협의 무용론의 진원지였던 유 전 원내대표가 물러난 만큼 더 이상 협의창구를 닫을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 청와대 입장에서는 경제활성화와 4대 구조개혁 등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대독한 시정연설을 통해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으로 인한 불안·어려움을 하루속히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요를 담았다"면서 추경의 원안 통과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에서도 단절된 당·청 관계를 빨리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당·청 간 협의없이 추경처리를 위한 대야협상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김무성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당·정·청이 더욱 잘 소통하고 협력해서 경제와 민생 챙기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고민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청와대도 당도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이번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더 긴밀하게 유대를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당·청협의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박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여당 지도부와 만나는 일정을 통해 당·청 관계를 완전 복원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유 전 원내대표가 선출된 지 8일 만에 청와대에서 여당 지도부를 만난 적이 있다. 오는 14일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달 중에는 지난 5월 이후 중단됐던 고위당·정·청 협의가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