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누리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등 여야 4당 소속 당원들이 부산역 광장에 모여 고향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거나 귀향객들에게 나눠줄 떡을 만들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설연휴 이후 정치행보 재개 관측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랜 침묵을 깨고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7일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경남 양산시 자택에서 칩거하던 문 전 대표는 5일 사상구 전통시장을 찾아 이곳 4·13총선 예비후보인 더민주 배재정(비례대표) 의원을 지원했다. 문 전 대표가 총선 현장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설 연휴 이후 정치 행보를 재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배 의원과 함께 덕포시장을 방문해 설 차례상 장을 보러 온 주민과 상인들을 만나 안부를 물었다. 오전 11시께 문 전 대표는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주민과 상인들은 문 전 대표의 등장에 놀라면서도 대부분 반갑게 손을 잡았다. 일부 주민은 "내가 그 마음 잘 안다"며 대표직을 내려놔야 했던 문 전 대표를 위로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제가 있는 곳(경남 양산)이랑 여기(부산) 기온이 5도가량 차이 나는 것 같다. 여기는 따뜻하다"며 내내 밝은 표정을 지었다.

문 전 대표의 덕포시장 방문은 사전에 언론 등 외부에 일절 알리지 않은 채 이뤄졌다. 보좌진은 "자택에서 정국 구상에 들어간 문 전 대표가 민감한 시기임을 고려해 조용하게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1시간가량 덕포시장을 둘러본 후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또 오후까지 사상구에 머무르며 지인들을 만났다.

이처럼 문 전 대표가 대표직 사퇴 후 첫 공개 일정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의 복귀 시점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민주 부산시당은 여전히 문 전 대표가 부산에 출마해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켜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시장 방문을 계기로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과는 별개로 설이니까 지역구 주민께 인사를 드리러 온 것"이라며 일단 선을 그었다. 총선 출마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의 측근은 "총선 출마, 특히 부산 출마 여부를 놓고 자택에서 깊이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