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연구원 작성 추정 문건
- 카카오톡 등 SNS 통해 나돌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여연)이 지난 주말 공천관리위원회의 자격심사를 위해 시행한 사전여론조사 결과로 알려진 문건을 찍은 사진이 유포됐다. 이 때문에 '현역 살생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당이 또다시 발칵 뒤집혔다. 유포된 자료가 여연 조사가 맞다면 부산·울산·경남(PK) 공천의 대격변이 예상된다.
정치권의 예상과 달리 PK 상당수 지역에서 경쟁 후보들이 현역들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국회의원에 대한 민심 이반이 예상보다 가속하고 있는 것이다. 현역에 대한 인위적 물갈이를 안 해도 국민에 의한 현역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카카오톡 등 SNS를 중심으로 지역별 공천 신청자 명단과 여론조사 수치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긴 사진 여러 장 등이 유포됐다. 이들 문건에는 지역명과 현역 의원을 포함한 후보자 이름, 수치 이외에 출처는 명기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본 복수의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여연에서 ARS로 실시한 사전심사용 여론조사가 맞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지역 조사 대상도 여연이 실시한 11개 지역과 일치했다.
본지가 이 문건을 확인한 결과 PK 상당수 지역에서 경쟁 후보들이 현역을 위협했다.
중부산 A지역에서는 현역을 포함한 3명의 후보가 초박빙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지역의 현역은 근소한 차이긴 해도 3위에 그쳤다. 중부산 B지역에서도 현역과 2위 후보 간 초접전이었다. 서부산 C지역에 출마한 거물급 후보도 지역 출신의 후보에게 뒤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역이 여유 있게 앞설 것으로 예상된 D지역에서도 현역과 경쟁 후보의 지지율 차가 크지 않았다.
경남에서도 창원권 A지역에서 현역과 경쟁 후보 간 격차가 미미했다. 서부경남권 B지역에서도 정치 신인인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이 조사 결과대로라면 현역이 출마한 PK지역 중 절반가량이 결선 투표 대상이다. 새누리당은 경선 때 1, 2위 간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내면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현역들에 대한 민심 이반 흐름이 뚜렷해 결선 투표를 하게 되면 현역들이 대거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연은 이 문건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연은 이번 문건 유출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마련한 뒤 선관위에 신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태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