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인호(사하갑) 의원. 두 의원은 20대 국회 첫 부산 여야 시당위원장을 맡았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처음으로 경쟁 체제로 바뀐 20대 부산 정치 지형은 차기 대선의 승부처다. 두 의원의 활동은 20대 국회 초반 부산 여야의 주도권 확보는 물론 차기 대선의 '부산 승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헌승 위원장(왼쪽), 최인호 위원장

지역 정가에서는 '협치'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두 의원의 정치 이력이 닮아 정치적 상황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선의 이 의원은 15대와 16대 국회 때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초선의 최 의원은 15대 국회 때인 지난 1998년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갖은 풍파를 겪고 '배지'를 달게 된 과정도 비슷하다. 17대 총선 때 처음으로 부산진을의 '문'을 두드린 이 의원은 3번의 도전 끝에 19대 총선 때 당선됐고,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최 의원은 16대 국회 때인 2002년 8월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 때가 첫 도전이었다. 이후 17대(해운대기장갑)와 19대(사하갑) 총선에서 낙선한 뒤 4번의 도전에 나선 지난 총선에서 사하갑에서 승리를 일궜다. 이 의원은 최 의원을 향해 "대화가 되는 사람이다"고 평가했고, 최 의원은 "협치의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만큼 두 의원의 피할 수 없는 대결도 예고돼 있다.

우선 두 의원은 부산시와의 당정협의 대상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이 의원은 시와 여야의 당정협의 개최에 대해 "야당과도 당정협의를 못할 것은 없지만, 당정협의는 여당과 시가 주체가 되는 회의다"고 밝혔다. 반면 최 의원은 "시가 야당과 정기적인 당정협의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국회 예결위원장이 우리 당 소속이다. 시의 내년도 국비 확보도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같은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인 두 의원은 '신공항'에 대해서도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정부의 '김해신공항' 결론에 대해 "가덕신공항이 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 의원은 "아직 용역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김해공항 확장이 신공항 수준이 안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김해공항 확장의 수준이 후퇴하지 않도록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