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르재단 모금 석연찮고 콘텐츠진흥원 선정 개입"
- 펀드 조성해 밀어주기 제기
- 감사원장 "사실 파악 단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르 재단 설립과 기부금 모금과정의 특혜 의혹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였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 자료를 검토하며 눈을 비비고 있다. 이용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지난해 11월 문예위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문예위 위원인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미르 재단 모금과정의 문제점을 질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도 의원이 공개한 회의록을 보면 박 회장은 당시 "기가 막힐 일이 있다. 포스코가 국제문화예술교류를 위한 재단을 만드는 데 30억 원을 내겠다고 하더라"라며 "미르 재단이라는 것을 만들어서…전경련이 대기업 발목을 비틀어 450억~460억 원을 내는 것으로 해서 이미 굴러가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박명진 문예위원장은 "이미 메세나(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사단법인)가 있는데, 왜 이것을 따로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차은택 영화감독이 금융위원회와 KT 등으로부터 무더기 광고 수주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이어졌다. 더민주 손혜원 의원은 송성각 콘텐츠진흥원장이 원장 공모 당시 1차 평가에서 2등, 2차 평가에서 3등을 했음에도 1등을 제치고 원장으로 선정되는 과정에 송 원장과 친분이 있는 차 감독이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국감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기 전에 콘진원이 자체 조사를 하고 객관적으로 문책할 사람은 문책을 해야 했던 것 아니냐"며 "제대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니 의욕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국민에게 어마어마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비치지 않냐"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이날 감사원에 대한 국감에서도 두 재단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더민주 정성호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원 지적을 무시하고 대통령 관심사항인 문화창조 관련 펀드(모태펀드 문화계정)에 수백억 원의 예산을 과다 편성했다"며 "특히 해당 펀드는 수년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고, 투자 대상에 차은택 본부장이 있던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추천 콘텐츠도 포함되면서 대통령 치적 쌓기와 차은택 특혜주기에 혈세를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두 재단 의혹과 관련한 감사계획이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황찬현 감사원장은 "사실관계를 파악 후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지금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단계다"라고 답했다.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