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박계는 "국민들 의심할만도"

야권은 지난 4·13총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여당보다 2배 많은 야당 의원 22명이 기소된 데 대해 "여소야대 국면을 전환하려는 정치기획"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기소자 명단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권력의 시녀 검찰이 야당과 정적을 잡는 데 권력을 쓰고 있다"며 "정치 검찰의 타락을 더는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추 대표는 "친박 실세 3인방에게는 꼬리를 내리고 야당 지도부를 줄줄이 기소한 것이야말로 검찰이 표적·편파 기소라고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핵심은 청와대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덮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보선이 이뤄졌을 때 여소야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계산도 숨겨져 있다"며 "철저한 정치기획"이라고 규정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는 친위 정치검찰을 동원해 정치권마저 좌지우지하겠다는 '우병우(민정수석)발 정치개편' 시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우 수석의 개입으로 이렇게 야당과 비박을 학살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승용 비대위원도 "검찰이 야당의 수도권 의원을 많이 기소했는데, 야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한 만큼 여당은 유리한 대선정국을 기대할 것"이라며 여권의 검찰발 정계개편 의도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총선 사범 기소는) 검찰의 판단이고 검찰에서 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 최고수사기관에 기소됐는데, (야당이) 어떻게 허위조작·보복성 기소라고 하느냐"며 "야당 대표는 법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비박계 이혜훈 의원은 "검찰이 기소한 면면을 보면 비박과 야당 일색이고, 친박은 한 명밖에 없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이것 좀 이상하지 않으냐'고 생각할 만도 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20대 총선 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 만료일인 전날까지 총 33명의 국회의원을 기소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16명, 새누리당 11명, 국민의당 4명, 무소속(야당 성향) 의원 2명으로 야당이 2배 많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