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설치와 관할 지자체 철거로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부산 소녀상'에 대해 외교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외교부 윤병세 장관은 13일 부산 평화의 소녀상과 관련해 "국제사회에서는 외교 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시설물 똔느 조형물을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으로서는 외교 공관 앞에 또 하나의 소녀상이 설치돼 여러 이유 때문에 상당히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장관은 "정부가 소녀상 설치를 반대한다는 생각은 오해다. 장소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말을 정리하자면 소녀상 설치 자체는 가능하지만 그 장소가 부적절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반응을 접한 시민 여론은 들끓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윤병세는 어느 나라 장관이냐", "이제 와 이런 언급을 내놓는 의도가 의심된다"는 등 반응이 빗발치고 있다.

한편 부산에서 소녀상 주변에 걸린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L(42) 씨는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사건을 담당한 부산 동부경찰서는 담당 검사가 L 씨에 대한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L 씨를 석방해 불구속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담당 검사는 긴급체포하기에는 L 씨의 범행 사안이 경미하고, 그가 범죄사실을 시인하는 데다 직업 주거 등이 분명해 불구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만간 조사를 마무리짓고 불구속 소 의견으로 L 씨를 검찰에 송치할예정이다.

L 씨는 지난 6일 새벽 3시40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 설치된 플래카드 12개 중 4개를 흉기로 훼손했다가 5일 만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소녀상 집회로 소음에 교통까지 일자 홧김에 현수막을 찢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