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대선용 정치공세" 반발

- 야 "반드시 통과" 여 "편파 수사"
- 국회 법사위서 연장법안 충돌
- 직권상정 놓고도 엇갈린 입장

여야가 '청와대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별검사 수사 기간 연장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야권은 4당 대표 회동에 나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달리 특검 기한 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자유한국당은 "대선용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21일 야 4당 대표들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회동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정의당 심상정,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 이용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국민의당 박지원·바른정당 정병국·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1일 회동 직후 발표한 합의문을 통해 "황 권한대행이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국회는 국민의 절대적 요구에 따라 특검 기한 연장을 위한 특검법 개정안을 23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협박이자 전형적인 대선용 정치공세다. 특검을 조기 대선에 활용하겠다는 나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특검 연장법안' 처리 문제를 놓고 맞붙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남은 수사 과제가 상당히 많이 있는데, 수사 일정은 턱없이 빠듯한 상황인데도 황 권한대행이 수사 기간 연장 승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국회가 이미 발의된 특검 연장법안을 시급히 통과시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도 현행 특검법 협상 상황을 언급하며 "애초 본 수사 기간으로 100일을 주장했으나 본 수사 기간을 70일로 줄이는 대신 필요하면 연장하기로 합의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태생부터 편파적인 특검은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 특검이 거의 석 달째 활동 중인데 이제 그만하면 됐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윤상직 의원도 "지금 특검법에는 위헌성이 있다. 이런 법의 효력을 더 유지하겠다는 것은 헌정사에 두고두고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특검 연장법안이 직권상정 대상이냐를 놓고도 여야는 입장이 엇갈렸다. 야 4당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직권상정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김경진 대변인은 "국회법에 따르면 국가가 긴급 상황에 있거나 전시에 준하는 비상상황일 때 직권상정이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심 대표는 문구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냈고, 대통령 탄핵 사태가 사변에 준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당 정 원내대표는 "초등학생에게도 무슨 뜻인지 분명한 규정을 직권상정에 동원하겠다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며 반박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특검 연장법의 직권상정과 관련해 "교섭단체 간 합의가 안 되면, 국회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면 직권상정을 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황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고, 특검 연장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이번 특검은 오는 28일 종료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