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의 이 같은 '강 대 강' 대치는 대선 전략에서 비롯됐다. 특검 기간이 연장되면 야권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와 무관하게 '정권 교체' 프레임을 활용할 수 있지만, 한국당의 경우 '대통령 지킴이'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해 보수층 결집을 꾀하려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제기된 여러 의혹을 철저히 밝히기 위해서라도 특검 기한 연장은 필요하다. 황 권한대행의 신속한 결정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야 4당이 요구하는 특검 연장을 위한 특검법이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내용이므로 반드시 직권상정을 해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청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도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특검법은 추가로 필요하면 30일을 연장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여야 간 합의임에도 한국당이 기한 연장에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야당 의원 16명은 이날 오후 특검 연장을 압박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했지만, 황 권한대행을 만나지 못한 채 돌아섰다.

한국당은 야권의 특검 기한 연장 시도를 '결사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4개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어 야 4당의 특검법 개정안 처리 방침과 관련해 "한마디로 날치기 발상이고 반헌법적 작태다"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도 "법사위에 상정도 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본회의장으로 가져간단 말이냐"며 야권의 직권상정 요구를 일축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