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측 "선고 날짜 연기해야"
- 소추위 "탄핵심판 일정과 무관"
- 박 대통령 헌재 출석 여부 고심

오는 27일 열리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헌재가 최종 변론일 전날인 26일까지 출석 여부를 알려달라고 한 만큼 박 대통령은 주말 동안 헌재 출석 문제를 심사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박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출석해서 탄핵 소추사유에 관해 소명하면서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심판정에 나가 국회 소추위원단과 헌법재판관의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더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24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르면 다음 주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후임 재판관을 발표한다는 점을 이유로 27일 변론 종결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권한대행의 후임이 충원되면 '8인 재판관 체제'가 유지되므로 이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 13일 전에 선고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상황이 바뀐 만큼 박 대통령이 출석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즉각 반박했다. 이 권한대행 후임 인선이 탄핵심판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대법원이 이 권한대행의 후임자를 인선하는 것은 탄핵심판 변론 종결 등을 고려한 발표라고 주장한다.

헌재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8명의 재판관이 합의해서 최종 변론일을 고지했다"며 "(최종변론일이) 변경되는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전원 출석하지 않아도 최종 변론을 진행한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국회 측은 지난 23일 밤 '종합준비서면'을 헌재에 제출하고 최후 변론 준비에 착수했지만, 박 대통령 측은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헌재는 종합준비서면 제출에 관해 "효과적인 변론을 위해 종합준비서면을 제출했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방법이나 선택은 피청구인(대통령) 쪽의 문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끊임없이 제기되는 박 대통령의 자진사퇴 가능성도 헌재의 탄핵심판 결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검토하거나 들은 바 없고 논의된 바도 없다"며 일축하고 있지만 여권에서는 탄핵심판 선고일 이전 하야론이 불거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헌법학자들 간에도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해야 한다는 쪽과 인용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