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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에 1주년 맞은 부산 소녀상... "아직 완전한 봄이 아니네요"

  • 국제신문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17-03-01 14: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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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인 1일 오전 11시50분 부산 부산진구 초읍어린이대공원. 부산광역시 여성단체협의회 윤교숙 재무이사가 대공원 입구 부근에 자리한 '평화의 소녀상' 매무새를 가다듬고 있었다. 겨우내 썼던 털모자를 걷어낸 그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다가 이내 소녀상이 걸고 있는 무궁화 꽃목걸이도 걷어냈다. "털모자를 벗을 만큼은 따뜻해지는 거 같아서요. 그리고, 꽃목걸이는 너무 닳았어요. 대신 목도리를 걸어주려고요." 시민 모금으로 마련된 소녀상은 부산에서 설 곳을 찾지 못하다가 지난해 삼일절 마침내 이곳 부산 어린이대공원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윤 이사는 제막식이 이뤄지던 날 사회를 맡기도 했다. 이날 소녀상을 어루만지는 윤 이사를 예사롭게 지나치는 시민은 드물었다. 초등생 또래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시민 김호원(42) 씨는 "지난해 제막식 때도 이곳을 방문했었다"며 아이들에게 소녀상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진=1일 윤교숙 이사가 초읍 어린이대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의 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잠시 후 부산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김문숙(여·90) 이사장 또한 소녀상을 찾았다. 수영구에서 사비를 털어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운영하는 김 이사장은 소녀상이 이곳에 서기까지 모금을 주도하고, 소녀상 제막에 여러 차례 제동을 건 부산시와 끈질긴 싸움을 벌였던 장본인이다. "벌써 1년이나 됐드나…." 그는 별다른 말 없이 소녀상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윤 이사가 소녀상의 목에 걸어둔 목도리를 다시 한번 고쳐 맸다. 소녀상 제막식 후 한여름과 한겨울에도 김 이사장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이곳 소녀상을 찾았다.
 부산 소녀상은 최근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은 물론 전국에 설치된 대부분 소녀상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보통의 소녀상이 단발머리를 한 채 앉은 모습이라면 부산 소녀상은 댕기머리를 했고, 역동적으로 일어선 모습이다. 김 이사장은 "그때는 단발머리가 없었다. 댕기머리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녀상을 제작한 이원석 작가는 제막식 당시 "서울의 경우와는 달리 공원이라는 열린 공간에 자리한 만큼 일어선 자세가 더 잘 어울린다"며 부산 소녀상이 역동적인 모습을 취한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사진=1일 김문숙 이사장이 평화의 소녀상 목도리를 고쳐매고 있다.

 김 이사장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과 관련해서는 "기습적으로라도 소녀상을 세운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소녀상은 아픈 역사를 기리기 위한 것이지 상 자체가 본질은 아니다. 지금 공관 앞 소녀상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문제로 치닫고 있는 듯하다. 결국 상처를 입게 되는 것도 소녀상"이라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한 "소녀상을 바라보는 시민 누구나 이토록 아픈 역사, 비극적 전쟁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들이 1주년을 맞은 소녀상을 매만지던 무렵, 이를 지켜보던 노신사가 걱정스럽다는 듯 나직하게 말했다.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부는데 벌써 털모자를 벗겨도 될까요. 봄이 아직도 완전히 오지 않았습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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