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씨가 피살된 지 약 3주 만에 그 아들 김한솔(22) 씨가 유튜브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김한솔, 유튜브 캡쳐

8일 유튜브 영상에 홀로 등장한 김한솔 씨는 북한 '공무려행용'(외교관용) 여권을 보여주면서 "현재 어머니(이혜경)와 누이(솔희)와 함께 있다"고 말했으나 소재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말레이 정부는 김한솔 씨 등 피살된 김정남 가족에게 '신원 확인'을 이유로 말레이 방문을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실제로 김한솔 씨가 말레이로 입국했다는 각종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으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소식이 뚝 끊기다시피 한 상황에서 김한솔 씨가 유튜브에 등장하자 김정남 가족의 현재 위치와 신변안전 상태 등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김한솔 영상에 함께 공개된 '천리마 민방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이 도움을 청했다"며 "급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드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단체는 "김정남 가족의 현 행방, 탈출 과정에 대한 정보는 이 이상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천리마 민방위는 또한 "(피신과 관련)네덜란드 정부에 각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2001년 북한과도 외교를 시작한 네덜란드는 주한 대사가 북한 대사를 겸하고 있는 국가로, 천리마 민방위 측의 이런 반응에 따라 네덜란드 대사가 김한솔 씨 등 유가족 피신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 단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마카오에서 신변 위협을 느낀 김한솔 가족 3명은 네덜란드를 비롯해 중국과 미국 등 제3의 정부 등의 도움으로 긴급 피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한솔 피신에는 적어도 4개국 정부가 합동 작전을 펼쳤고, 김한솔 자신이 직접 언급한 '무명의 정부' 국가가 최종 목적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소식통은 "김한솔 등은 유학생활을 했던 유럽으로 피신했을 듯하다"며 "비밀보호가 잘되는 만큼 사생활 보장이 철저한 유럽이 적격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에 입국했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일례로 북한 '로열패밀리' 출신인 이한영이 국내에서 거주하다 피살당한 사례가 있는 데다 이미 김한솔의 얼굴이 널리 알려진 상황이라 국내에서는 운신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거주 탈북민은 자신이 직접 천리마 민방위 조직을 결성했다며 "한국에는 들어와 있지 않으며,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정남의 이모 성혜랑과 이종사촌 이남옥이 프랑스 망명 과정에서 프랑스인 남편의 도움을 받은 만큼 이번 피신에서 이남옥의 남편이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왔다.

이남옥의 남편은 현재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