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강론'에도 단일화 수용 관측
- 한국-바른당 연대 지켜본 뒤
- 범보수 흡수 노릴 가능성도

호남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 후보 TV토론에 앞서 안철수(왼쪽부터) 전 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28일 바른정당 후보 결정을 시작으로 이번 주에 각 정당 후보들이 속속 선출되거나 윤곽을 드러내면 조기 대선의 최대 변수인 비문 단일후보 논의가 본격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5, 26일 각각 광주 전남 제주지역과 전북지역에서 열린 국민의당 1, 2차 경선에서 총 64.6%의 지지율을 얻어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이번 압승은 개인적인 지지 외에도 '문재인의 대항마'로 가능성이 큰 안 전 대표를 향한 호남의 '전략적 몰아주기'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그 간 '문재인-안철수 대결'이라는 양자 구도에서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특히 사전 선거인단 모집 없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열린 현장투표' 방식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해 이틀간 호남 경선에 9만2823명이 몰렸다. 기대 밖의 흥행에 성공한 호남권 경선은 호남 민심과 전체 대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경선에서는 압승을 거뒀지만, 전국 지지율은 10% 안팎에서 머무르고 있다. 30% 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비문 연대는 필수적이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세론'을 뛰어넘으려면 대선이 본선에 돌입했을 때 비문 후보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연대를 통한 '문-안' 양자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도 비문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기류다.

독자 완주를 고수하고 있는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와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결국 단일화를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정당인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먼저 후보 단일화를 하고 국민의당과 2차 단일화가 추진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바른정당의 유력 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에 이어 국민의당과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한국당 내에서는 바른정당 대선 주자의 낮은 지지율을 문제삼으며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부정적인 기류도 있다.

김태경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