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당내 친박계 의원 추가 인적 청산을 시사한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전격 사퇴를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친박계 의원들의 세에 눌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31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오는 31일 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끝으로 한국당 비대위원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집단 탈당 사태에 직면하자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투입됐다.

그는 그동안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 징계 등의 쇄신 작업을 이끌어왔다.

인 위원장의 이전 사퇴 발표는 갑작스러운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전날 대선 연대를 위해 친박(친박근혜)계 추가 인적청산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청산대상 인사의 명단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1차 청산보다 징계 범위가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친박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탈당한 세력이 주축이 된 바른정당과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까지 설득하기 위해선 대규모 인적청산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추가 청산 대상으로는 비박계가 새누리당을 탈당하기 전 발표했던 '친박 8적' 인사가 우선 거론됐다. 이미 징계조치를 받은 3명과 당을 떠난 이정현 전 대표 외에 조원진, 홍문종, 이장우 의원과 김진태 경선후보가 포함돼 있다.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생활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친박 호위대' 소속 초·재선 의원도 징계 검토 대상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렇지만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친박계의 저항을 넘어서지 못 해 사퇴라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핵심 조원진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서에 현역 의원 77명이 서명했다고 밝히며 세를 과시한 바 있다. 권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