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후보확정 내달 4일
- 비문 단일화 급물살 탈 가능성
- 안철수·유승민 연대론 선 그어
- "먼저 언급하면 불리" 판단한 듯

- 안, 문 지지율 빠른 속도로 추격
- "단일화 유혹 점점 더 커질 것"

19대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후보 경선이 진행될수록 '문재인 대 비문(비문재인) 단일후보' 구도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본선 대진표 윤곽이 나왔고, 줄곧 연대론을 거부해 왔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측의 변화 조짐도 감지된다.

■ 4월 4일 주도권 결정

국민의당 예비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29일 경북 안동시 안동중앙신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바른정당 후보로 유승민 의원이 선출된 이후 비문연대를 둘러싼 각 당 유력 주자들의 견해가 다양한 형태로 전달되고 있다. 같은 날 해운대 벡스코에서 부산 울산 경남 경선을 치른 국민의당 안 전 대표는 여전히 연대론에 선을 그었지만, 그가 떠난 뒤 현장의 지역 조직에선 "(국민의당 후보가 확정되는) 다음 달 4일 이후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얘기가 파다했다.

정치권에선 안 전 대표의 발언을 '경선용 멘트'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 교체를 강조하며 자강론을 내세우지만, 안 전 대표가 주장하는 민주당 문 전 대표와의 본선 '일 대 일' 대결이 연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남은 3당 중 가장 마지막으로 국민의당 후보가 정해지는 다음 달 4일까지는 안 전 대표와 바른정당 유 의원, 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 간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다음 달 4일 이후 쏟아질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확보해야만 단일화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 유승민 국회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 경쟁자였던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업고 웃고 있다. 이용우 기자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긍정적이던 유 의원이 바른정당 후보가 되자마자 "단일화에 목을 맬 생각은 전혀 없다. 두 당(한국당, 국민의당)과의 단일화는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금으로선 단일화 얘기를 먼저 꺼내는 쪽이 불리해진다는 인식도 깔렸다.

연대가 성사된다면 보수정당끼리보다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 고리로 엮이는 국민의당 안 전 대표와 바른정당 유 의원 간 단일화가 먼저 이뤄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안 전 대표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등을 돌린 유 의원 모두 한국당과의 연대가 더 어려울 수 있다. 한국당 후보로 유력한 홍 지사는 "후보가 되더라도 초상집 상주 노릇밖에 더 하겠나"며 연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 문-안 대결 현실화되나

자유한국당 예비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공약과 비전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비문연대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건 민주당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 전 대표 간 양자 대결 성사 여부다. 특히 안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 추세가 매섭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한때 20% 가까이 벌어졌던 지지율 차이를 오차범위 내로 좁혔다.

조원씨앤아이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25~27일 조사해 지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이하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양자 대결에서 각각 44.0%, 40.5% 지지율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에 고무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29일 "이것이 민심"이라며 "우리는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문 후보와 국민의당 후보 간 '일 대 일' 구도가 될 것이라고 6, 7개월 전부터 꾸준하게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알앤써치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27, 28일 시행한 3월 5주 차 정례조사에서도 전주(11.2%)보다 5.4%포인트 오른 16.6%의 지지율을 기록해 전체 주자 중 2위로 올라섰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안 전 대표가 비문연대의 중심축으로 평가받는다. '일 대 일' 구도에서 승산이 있음을 확인한 안 전 대표가 끝까지 자강론만을 앞세우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열쇠를 쥔 안 전 대표가 단일화를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며 "문-안 '일 대 일' 대결이라면 승부를 쉽게 예상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