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 이어 고향 부산에서 또 한 번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승부는 31일 더불어민주당 영남권(부산·울산·경남·경북·대구) 순회경선 결과에서 갈린다.

문 전 대표 부산캠프는 영남권 경선에서 부산지역 득표율 70%를 목표로 잡았다고 30일 밝혔다. 문 전 대표 측은 본선 최대 경쟁자인 안 전 대표에게 고향 부산에서 압승하는 모습을 보여 기선을 완전히 제압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본선 양자대결이 성사될 경우 문 전 대표를 위협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문 전 대표 캠프는 "만약 본선이 양자 대결로 간다면 부산에서 이기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는 반드시 부산 경선에서 70% 이상 지지율을 확보하려고 한다. 문 전 대표는 경남 거제에서 태어났지만, 부산에서 초중고를 나오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또 사상구에서 국회의원도 지낸 만큼 사실상 부산을 고향으로 여긴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표 캠프는 31일 오전 부산약사회관에서 송영길 총괄본부장을 비롯한 영남권 선대위와 본부장단이 전원 참석하는 대규모 연석회의를 열어 경선 승리 열기를 돋우기로 했다.

일단 안 전 대표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 놓고 다소 느긋하게 기다리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8일 국민의당 부울경 경선에서 지지율 74.5%를 얻어 압승했다. 특히 고향 부산에선 79.1%에 달하는 득표로 '무늬만 부산 출신'이라는 일각의 비난을 잠재웠다. 따라서 문 전 대표가 부산에서 70% 지지율 달성에 실패하면 안 전 대표로부터 '고향 민심'을 놓고 역공을 당할 수도 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이미 구야권의 최대 기반인 호남에서 나란히 경선을 치른 이후 서로 "호남의 선택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문 전 대표 측이 안 전 대표를 "일종의 보조 타이어"라고 평가절하하자, 안 전 대표 측은 문 전 대표를 "펑크 난 타이어" "폐타이어"라고 맞받으며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