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유 '송민순 회고록' 맹공
- 문 "북핵위기 MB·박 정부 자초"
- 심 "안보장사 중단하라" 편들기
- 보수-진보 대결구도로 전개

5당 대선 후보는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정치 분야 첫 TV 토론회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범보수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회고록에서 주장한 참여정부의 북한에 대한 대북 인권결의안 사전 문의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거세게 몰아세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대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문·홍·유 세 후보에게 돌리며 싸잡아 비난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상대적으로 문 후보를 감싸며 "안보장사를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원회 주최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후보가 스탠딩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후보는 "문 후보가 유엔 인권결의안과 관련해 계속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거짓말하고 있다면 후보 자격이 없는 것이다. 사전에 북한에 물어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도 "한국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다. 거짓말하면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홍 후보에 이어 유 후보도 나한테 '거짓말'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제대로 확인해보기 바란다. (북한에 사전에 문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색깔론 실망스럽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사람들의 특징이 끊임없이 남 탓하는 것이다. 북핵 위기를 만들어놓고 끊임없이 10년 이전의 과거 정부 탓을 한다. 사과할 생각은 하지 않고 과거 정부에 뒤집어씌우기, 면피하려고 한다"며 역공을 가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문 후보가 색깔론이라고 하는데, 대통령 될 사람이 북한 김정은에게 미리 통보하고 물어보면 안 되지 않느냐"며 "문제는 문 후보가 말을 공개적으로 4번이나 바꿨다는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세 사람의 공방에 심 후보가 개입하면서 '보수 대 진보 대결' 구도로 전개됐다. 심 후보는 "정부 결정이 잘 된 것이냐 잘못된 것이냐가 중요하지, 진실 공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투구처럼 하는 고질병이다. (북한에 물어봤다고 해도) 뭐가 문제냐. 색깔론 극복이 보수가 새로 태어나는 계기다. 북한이 없었으면 보수가 어떻게 성공하냐. 안보장사 중단하라"고 맞불을 놓았다. 안 후보는 "심 후보와 나를 제외하고 세 후보는 역대 정부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지금까지 북한 문제가 이렇게까지 온 데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다. 거기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 후보는 북핵 위기 타개책에 대해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중국을 동원해 북에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한미 동맹 위에서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홍 후보는 "힘의 우위를 통한 무장 평화정책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진짜 안보를 하겠다"며 다자외교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심 후보는 "북한과 주변국 사이의 적극적인 촉진자 중개자 역할로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