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부로부터 보수 후보 단일화 또는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는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혔다.

　유 후보는 이날 의총 공개 발언에서 "이번 대선이 대통령 탄핵에 묻혀서 워낙 짧은 기간에 치르다 보니까 그동안 여러 가지 변곡이 많았다. 이런저런 후보님들이 출마를 포기하는 일들도 있었고 각 당의 경선과정 이후에 급변하는 민심도 있었고 이제 딱 보름 남은 기간"이라며 "이 기간 우리가 어떻게 하고 또 우리가 새누리당을 뛰쳐나와서 바른정당이라는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들 때의 그 각오, 결심 그것도 생각난다. 남은 15일 동안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또 "저는 모든 사태를 안이하게 보거나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TV토론이 시작되고 나서 제가 직접 접촉한 시민들은 대구든 서울이든 경기도든 어디든 바닥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느낀다"며 "저는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옳았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가는 길이 아무리 험하더라도 언젠가는 국민들께서 마음을 열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총은 지난 21일 원내 16명 의원들로부터 후보 단일화를 포함한 대책을 유 후보로부터 요구하기 위해 소집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우리 의원님들이 정확하게 현 상황을 점검하고 분석하고 승리를 위한 당의 전략에 관해서 같이 연구할 시간을 갖자고 해서 소집하게 됐다"며 "오늘 후보님 모신 가운데 지금 상황 점검하고 전략이나 진도를 같이 논의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후보님 일정 남았는데도 오셨는데 후보님 말씀 듣고 논의하자"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유 후보 지지자 70여 명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해 "유 후보를 흔들어대는 행위를 당장 그만둘 것을 촉구한다"며 "당원과 국민이 뽑은 후보를 '나 몰라라'하고 정치적 연명을 위해 또 다른 둥지를 찾으려 하는 것이냐. 후단협 같은 작태를 계속하면 국민은 당신들을 끝내 저버릴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제 유 후보가 객관적 상황을 파악해 솔직해져야 한다. 그에 맞는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때"라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집권이 가시화되고 자유한국당은 15% 이상의 득표를 해 제 1야당이 되려는 묘한 공생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유 후보는 저 같이 단일화를 요구하는 의원들을 발판으로 삼아 (후보직을) 던져야 보수 후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를 향해 한국당 또는 국민의당을 향해 단일화 제안을 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반면 하태경(부산 해운갑) 의원은 "후보는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의 선택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맞섰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