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대선이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간 '보수 표심 쟁탈전'이 치열하다. 대선 판도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1강 체제'로 바뀌었는데, 이는 진보층이 문 후보 쪽으로 결집한 반면 보수층은 안·홍 후보로 갈라진 게 원인이다.

보수 지지층을 놓고 '제로섬 게임'에 놓인 안·홍 후보는 균형을 깨야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안 후보는 "홍 후보가 문 후보의 러닝메이트"라고 공격했고, 홍 후보는 "안 후보가 페이스메이커"라고 받아치는 등 보수층 잡기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당 선대위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돼지발정제'로 대한민국이 분노하는데 문 후보만 홍 후보의 사퇴를 말하지 않고 있으며, 문 후보 캠프의 민병욱 단장은 '홍준표가 2위를 하니 표를 몰아달라'고 했다. 홍 후보는 '패권정치의 아이콘' 문 후보의 러닝메이트"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두 패권정당이 손을 잡기 시작했다. 문·홍 러닝메이트는 다시 박근혜 정부를 불러올 뿐"이라고 보수층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했다.

안 후보 역시 전날 대구·경북을 찾아 이른바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 프레임'을 재가동하는 데 주력했다. 안 후보는 "홍 후보는 문 후보의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고 다닌다. 여러분의 한 표가 헛되지 않게 될 사람을 밀어달라"고 '홍준표 사표론'을 부각했다.

안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나라를 망치도록 줄을 선 영남 보수들이 미래를 선택해야 양심적인 것이고, 보수의 미래도 열린다"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홍 후보는 '박정희' '안보' '영충(영남권+충청권)라인 복원'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보수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외연 확장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호남 유세 일정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홍 후보는 특히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 된다)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호남과 햇볕정책을 상징하는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겨냥한 전략이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찾아 보수 표심을 자극했다. 전날에도 박 전 대통령 고향인 경북 구미를 찾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광화문에 동상을 세워 명예를 지켜주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전날 충남 천안 유세에서는 "안 후보는 페이스메이커다. 다음 주부터는 문 후보와 양강 구도로 간다"며 '안철수 사표론'을 띄우기도 했다.

박태우 정옥재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