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몰 원인 밝혀줄 선박 블랙박스
- 조타실 '코스레코드' 확보 못해

세월호 선체에서 미수습자인 단원고 남학생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품이 또 발견되는 등 수색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유가족에게 전달된 단원고 학생 최진혁 군의 여행가방. 연합뉴스

28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세월호 4층 선수 객실에서 백팩 형태의 가방 1점이 발견됐다. 가방 안에서는 미수습 상태인 단원고 남학생의 이름이 적힌 목걸이가 나왔다.

이 구역에서는 전날 또 다른 미수습자인 박영인 군의 교복 재킷이 발견되기도 했다. 유류품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4층 선수 쪽에는 단원고 남학생들이 머물렀던 선실이 있다. 유품이 발견된 두 남학생은 같은 반 친구다.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틀 연속 유류품이 발견되면서 미수습자 수습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날 현재 수색은 선체 앞·뒤·좌·우에서 입체적으로 이뤄졌다.

전날 박영인 군 교복이 발견된 4층 객실에서는 우현(위)과 좌현(아래)에서 작업자들이 동시에 접근했다. 좌현 쪽 4층 객실 진입로는 수색 초기보다 지장물이 상당히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수습자인 단원고 남학생 박영인 군의 교복이 발견된지 하루가 지난 28일 오전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박 군 가족이 유류품을 살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또 단원고 여학생들이 머물렀던 4층 선미 객실로 들어가기 위해 다음 주 중 5층 전시실을 절단한 뒤 추가 진출입로를 확보하기로 했다. 현장수습본부는 절단 계획안을 선체조사위에 통보했고, 선조위가 이를 승인하면 조만간 절단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월호 침몰원인을 밝혀줄 열쇠로 지목됐던 조타실 '코스레코드'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선조위는 이날 "조타실에서 코스레코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코스레코드는 자동으로 선박의 침로와 키를 돌리는 각도(타각)가 기록되는 장치로, 항공기의 '블랙박스'와 비슷하다.

코스레코드는 조타실 좌현 뒤쪽에 설치돼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실제 조사결과 해당 위치에는 선박의 속도를 기록하는 다른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 선조위는 설계도와 다른 곳에 코스레코드가 설치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다시 확인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