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후보군 출마명분 신경전
- 영입파 오거돈 입당설 솔솔
- 당내파 최인호 등 차출 가능성

- 한국당 다선의원들 경선 나설 듯
- 여야 공성·수성 놓고 대결 전망

5·9대선이 막을 내리자마자 내년 6월 예정된 지방선거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선 승기를 몰아 부산시장 선거 승리까지 원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성'과 재선을 지켜내야 하는 자유한국당의 '수성'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불꽃이 튈 전망이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이번 대선 기간 활동한 '영입파' 인사와 '당내파'인 지역 국회의원 등 여느 때보다 풍성한 후보군이 명분 경쟁을 벌어고 있다. 야당으로 전락한 한국당은 서병수 시장의 재선 출마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5명 안팎의 다선 의원들과 전직 의원 간의 물밑 신경전이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의 영입파는 이번 대선에서 합류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노기태 강서구청장,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다. 이들은 부산시 부시장을 지내 민주당의 취약점인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사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오 전 장관이 민주당 시장 경선을 위해 조만간 입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오 전 장관은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장직 출마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는 "국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좋은 대통령을 만든 것으로 내 할 일은 끝났다. 이제 대선이 끝난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부산시장 선거)는 성급하다"고 선을 그었다.

노 청장은 경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초단체장은 역할과 권한에 한계가 있다. 광역자치단체장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면 해 볼 생각이 있다. 주변에서도 권유가 많다"고 밝혔다. 정 전 부시장의 경우 본인은 시장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공직 사회의 두터운 신망과 참신한 이미지를 갖추고 있어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당내파는 최인호 시당위원장과 김영춘, 박재호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박 의원은 적극적으로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이번 대선 기간에도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전담하며 집중적으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 위원장과 김 의원은 적극적으로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오랜 '풍찬노숙' 끝에 민주당이 집권당이 된 상황에서 '부산시장을 영입 인사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쪽으로 당내 여론이 모일 경우 시장 후보로 경선에 '차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은 서 시장이 재선 출마를 굳힌 가운데 김정훈(4선), 유기준(4선), 조경태(4선), 이진복(3선) 의원 등 다선 의원들이 당내 경선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박민식 전 의원도 시장 선거 출마의 뜻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의원은 최근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법률사무소를 내면서 몸풀기에 나섰다.

서 시장은 이날 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이번 대선에서 한국당의 득표율이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부산에서는 선전했다"며 내년 시장 선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