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닷새 만인 14일 새벽 탄도미사일을 전격적으로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특히 북한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5500㎞가 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한미일 3국에 대한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대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27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700여 ㎞로, 추가 정보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긴 점으로 미뤄 시험발사는 성공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평양 북쪽으로 100㎞ 떨어진 평북 구성은 지난 2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을 시험발사한 곳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인 우리 군과는 달리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고도를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공개했다.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고도가 2000㎞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나다 방위상의 말대로 북한 미사일의 최고고도가 2000㎞ 이상이면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 5500㎞를 넘는 ICBM이나 그에 준하는 중거리 미사일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미사일 사거리가 5000∼6000㎞에 달할 경우 북한과 5500㎞ 떨어진 미국 알래스카 주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미 태평양사령부는 초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미사일의 비행이 ICBM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북한 미사일이 ICBM일 가능성과는 거리를 뒀다.

문 대통령은 이날 NSC 상임위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라고 규정하고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