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금융·김해공항 확장 등
- 각종 현안 누락·홀대 우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가 23일 국정 과제 선정에 착수한 가운데 부산 울산 경남(PK) 현안이 빠지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정기획위가 지역 공약을 자치단체가 아닌 정부부처를 통해 보고받기로 한 데다 부울경 인사가 핵심 분과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국정기획위는 사실상 대통령직 인수위 역할을 한다.

부울경 지역 현안이 집중된 국정기획위 경제1·2분과에는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 의원과 교수 출신이 배치됐다. 부울경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어 국정 과제 선정 과정에서 '역차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 거시경제 등을 다루는 경제1분과에는 수도권 국회의원 3명과 수도권 대학교수 1명, 충청권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이 분과에서는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부산 금융산업클러스터를 연계한 '부산형 스마트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부산의 핵심 공약들이 다뤄진다. 하지만 이들 사안은 수도권 이해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어 수도권 인사들로 채워진 분과에서 제대로 검토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한 실물경제를 관장하는 경제2분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산해양특별시 설립(대통령 공약은 해양수도), 부산등록엑스포 유치, 김해공항 확장, 울산 조선해양플랜트연구원 및 국립 3D프린팅연구원 설립, 경남의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 착공 등을 다룰 경제2분과도 수도권 교수 2명, 수도권 및 호남권 의원 1명씩, 충청권 출연 연구기관장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국정기획위가 시·도별 현안과 146개 지역공약을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받는 대목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4년 전 박근혜 정부 인수위가 지역 공약을 시·도로부터 직접 브리핑을 받았던 것과 대비된다.

국토부는 김해공항 활주로(3.8㎞) 연장,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 등 시·도 현안을 국정기획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두 사안에 대해 반대하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국토부가 지역의 요구를 제대로 전달할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국토부는 수자원국이 환경부로 이관될 예정이어서 지역 현안들을 챙길 여력도 없다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부산시는 '비상'이 걸렸다. 홍기호 기획관리실장은 "국정기획위에 PK 출신이 많지 않아 지역 현안이 반영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홍 실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정부부처에도 부지런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