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식 파괴 장관후보자 행보
- 직원들 "내부소통 활발 계기로"

김동연(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가 특정 주제와 관련된 실·국이 함께 모여 토론을 벌이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실·국별로 이뤄지던 이전의 폐쇄적인 방식을 깨고 관련 분야의 실무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현안에 대한 참신한 대책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다.

김 후보자는 24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건물에 마련된 별도 사무실에서 기재부 첫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업무보고는 기재부 예산실과 세제실, 경제정책국의 실·국장과 실무 간부들이 모두 참여해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업무보고의 토론 주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와 관련이 깊은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었다. 일자리 추경과 일자리 추경 편성에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실·국이 모두 참여해 의견을 교환한 것이다.

이 같은 형식의 업무보고는 김 후보자의 뜻에 따른 것이다. 앞서 김 후보자는 "주제나 사안에 대해 어느 한 실·국에서 보는 시각보다 여러 부서에서, 사안을 여러 각도에서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며 "추경을 편성한다고 하면 작업하는 예산실의 시각도 있지만 경제정책국에서 거시 경제를 보는 시각, 정책조정국에서 마이크로 하게 산업을 보는 시각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을 원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업무보고에서 직원들은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김 후보자도 직원들의 토론에 가세하면서 '적당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업무보고 방식이 갑자기 바뀐 것에 대해 당황해하면서도 내부 소통을 활발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반색하는 분위기다. 토론 중심의 업무보고 방식 도입으로 예산·세제·경제정책 등 타 부처에 비해 높은 부서별 칸막이 탓에 끊이지 않았던 기재부 내 소통 부족 문제도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새 업무보고 방식의 도입은 톱다운 방식의 권위적 해결 방식 대신 과거 경제기획원 시절이나 참여정부 때 활발했던 토론 문화가 확산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기재부 업무보고는 26일까지 계속된다. 새 정부 경제정책의 철학인 소득주도 동반성장,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 대내외 리스크 관리,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따른 재정개혁 등도 업무보고 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최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