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 이틀째 열렸다. 이날 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을 놓고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정치후원금과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부인 작품에 대한 대작(代作), 작품 강매 의혹 등의 사안이 주요 검증대상이었다. 이 후보자는 이 중 정치후원금과 관련해 거듭되는 대가성 입법 추궁에 "국회의원하며 장사했겠나"라며 답답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 후보자는 대가성 입법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하면서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 처신이라는 점은 인정하며 "10년 넘게 후원금을 받다보니 특별히 의식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인 대작·작품 강매 의혹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은 고교 미술 교사 출신인 이낙연 후보자의 부인이 2013년 8월과 올해 4월 개인전을 열었다며, 전남 지역의 4선 의원이며 전남도지사였던 이 후보자의 지위가 작품 판매 등에 영향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태옥 의원은 대선 직전인 올해 4월 말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두 번째 개인전을 지적하면서 "조영남 사건처럼 중견 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작품성이 떨어지고 많은 작품이 양산됐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대단히 심각한 모욕이고 턱도 없는 모함"이라면서 대작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 입법 로비 의혹

이낙연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대한노인회 세제 혜택 법안을 내고 노인회 간부로부터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 역시 자유한국당 측 청문위원들의 주된 검증 대상이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법안 제출일과 후원금 납부일이 같다"면서 "두 날짜가 같다고 하면 대가성 입법 로비 의혹이 상당히 크다"고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제 인생이 굉장히 깡그리 짓밟히는 것 같은 참담한 느낌이 든다.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 무슨 장사를 했겠냐"며 해당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노인회 간부로 지목된 나모 씨를 '고향 후배'라고 소개하면서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부터 월 10만 원씩 저를 후원하는데 그때 500만 원을 후원한 것은 제 선거가 임박했기에 액수를 늘린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나씨가 의료기기 산업 종사자여서 청탁금지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지적에는 "그럴 소지가 있다. 10년 넘게 후원을 받다 보니 별 의식 없이 계속된 것 같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