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2일 국회에서 회동했으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하는 데 실패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이 반대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이후 계속되는 대치 정국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다만, 야당은 국회 상임위원별로 인사청문회에는 참가한다는 입장이어서 다음 주부터 청문회 일정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6일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28일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다. 29일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30일에는 조대엽 고용노동부, 정현백 여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 김은경 환경부,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는 다음 달 3, 4일 각각 진행된다. '슈퍼 청문위크'를 예고한 것이다. 야당은 일주일 내내 이어지는 청문회에서 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따지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했지만, 합의문에 '일자리 추경' 처리를 넣는 것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최종 합의를 하지 못했다. 이들은 회동 1시간 만에 다음 회동 일정마저 정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최대 걸림돌은 추경이었다. 민주당은 합의문에 '추경 문제는 계속 논의한다'는 문구를 넣을 것을 요구했으나, 한국당은 해당 문구를 빼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우 원내대표는 "추경 심사는 안 해도, 논의는 해봐야 할 게 아니냐고 설득했으나, (한국당은)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국당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추경은 국가재정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내일모레면 그만둘 장관을 상대로 추경 정책질의를 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면서 "추경에 대해서는 심사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여야가 합의문 채택에 실패하면서 23일부터 시작하기로 잠정 합의했던 정부조직법 심사도 제동이 걸렸다. 개헌특위 및 평창동계올림픽특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고 정치개혁, 사법제도, 4차산업, 미세먼지특위 등을 설치하기로 한 잠정 합의의 이행도 불투명해졌다.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