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 사태로 위기 인식
- 민간자율 아닌 정부가 추진

- 호찌민·램차방 항로 통폐합
- 출범시 '규모의 경제' 실현
- 중복노선 유지비용 절감
- 회사 규모·이해관계 달라
- 선사 100% 참여 어려울듯

해양수산부가 새 정부 출범 직후 한국해운연합(KSP) 결성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한진해운 사태로 위기 상황이 심화된 국내 해운업의 물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다만 사실상의 국적 해운동맹이 민간 자율이 아닌,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추진되는 데 대해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중복항로 통폐합·신항로 개설

정부는 해운시장의 공급 과잉과 주요 선사들의 경영 여건 악화 속에서 출혈경쟁을 더는 지속해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 KSP 출범을 추진했다.

원양 시장에서 촉발된 선박의 대형화 경쟁과 아시아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로 아시아 역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동남아 운임은 2013년 대비 평균 40% 이상 하락했다.

시황이 장기간 침체되면서 올해 1분기 주요 선사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공급 과잉 항로에서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구조조정 대상 항로로 지목되는 베트남 호찌민, 태국 램차방 항로의 경우 국적 선사 9개사가 12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베트남 하이퐁 항로 역시 국적 선사 9개사에서 13개 노선의 정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 하이퐁은 최근 중국 상하이와 마찬가지로 항만 물동량 수요가 집중되는 곳이어서 인트라아시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사들은 포기할 수 없는 항로다.

해수부 관계자는 "베트남에 국내 선사 8개가 들어간다고 하면, 배가 절반은 비게 된다. 이 항로에 필요한 만큼만 운항하고, 나머지는 배를 다른 데로 돌려 물동량이 많은 신규 항만에 넣는 식으로 하면 효율성이 높아져 전반적으로 대한민국 물류 경쟁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공급 과잉 항로의 구조조정이 일차적인 목표지만, 이를 통해 물류 경쟁력이 높아지면 더 나아가 해외 거점항만에 대한 공동 투자나, 신항로 개설까지도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해운업계, 대체로 환영 입장

해운업계도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중복 노선 유지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우리로선 대환영이다. 어차피 정기 서비스인데 선복 교환 등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 가던 걸 세 차례 가게 되면 고객 서비스는 나아지지 않겠나.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간선 서비스 역할을 하는 우리와 지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사의 입장이 같을 수 없다. 또 회사마다 규모나 경영 여건이 달라 KSP에 국적선사 100%가 참여하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SM상선 관계자도 "우리와 같은 신생 업체는 애초부터 동맹 구성을 위해 업계에 계속 요청을 해왔다. 국적선사와 손을 잡지 않으면 외국 선사와도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정부가 KSP를 추진한다니 잘 된 것이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전체를 하나로 묶기보다는 지역별로 그룹을 나눈다든지 하는 방식도 건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철저히 경제논리에 따라 업계 자율로 이뤄져야 하는 해운동맹을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는 게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구심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측은 "업계와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업계가 자발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정부는 도와주는 역할만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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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베트남 호찌민·태국 램차방 항로 서비스 현황 ※자료 : 업계 종합　 ●노선 주요 기항지 KHS1    울산~부산~광양~호찌민~램차방~방콕 KHS2    울산~부산~광양~호찌민~램차방~방콕 KTS    울산~부산~홍콩~호찌민~램차방~방콕 NTH    부산~광양~상해~홍콩~램차방~방콕~램차방~호찌민 VTS    부산~광양~홍콩~호찌민~램차방~방콕 NTX    인천~평택~광양~부산~호찌민~램차방~방콕 KVX    광양~부산~홍콩~호찌민~램차방~방콕 BHS    광양~울산~부산~홍콩~싱가포르~방콕~램차방 CHT    인천~청도~상해~램차방~방콕 KCT    인천~청도~상해~램차방~방콕 CVT    상해~닝보~싱가포르~호찌민~방콕~램차방 VTX    광양~부산~상하이~호찌민~방콕~램차방~호찌민~얀티안~광양 ●선박 투입      선사 현대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 남성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SM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