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26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손석희 앵커가 정치인들에게 말의 품격을 요청했다.

손 앵커는 "열흘에 한 번 정도 집안의 편지를 점검하라. 다산 정약용 선생이 아들에게 당부했던 말이다"며 다산의 편지로 앵커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는 "다산의 당부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며 '편지를 쓸 때마다 두세 번씩 살펴보며 그 편지가 길가에 떨어져서 나의 원수가 보더라도 아무 일 없을지. 또한 편지가 수백 년 뒤에까지 전해져서 안목 있는 이들이 본다해도 놀림거리가 되지 않을지 생각해본 후에 편지를 봉하라'고 했던 다산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조선 최고의 실학자, 사상가, 문장가였던 다산이지만 늘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당부하고 삼갔던 것이다"고 다산을 평했다.

손 앵커는 "옛 기록들을 살펴보면 선조들은 늘 말과 글을 경계하고 두려워했다. 사사로이 쓴 편지글은 물론이거니와 오래된 나라와 새로운 나라가 한 판을 벌이던 여말삼초 시기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정적과 벌인 사투에서 조차 시구를 지어 주고 받았다"며 하여가와 단심가를 예로들었다.

이어 "정치는 예술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그들은 누군가의 목숨을 뺏고 빼앗기는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으며 품격있게 자신의 뜻을 전해왔다"고 평했다.

이후 자유한국당의 5행시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5행시 그리고 6행시. 모처럼 정치인들이 주고 받은 시구가 논란이 됐다"며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주고받은 글을 선보였다.

손 앵커는 "상대방을 향해 던진 시구 안에는 서로를 향한 감출 수 없는 적의와 비난만이 가득했으니 비록 5행시니 6행시니 하는 것들이 원래 풍자만을 위한 것이라 해도 그들이 시로 인해 얻으려 했던 것은 무엇이고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편지가 수백 년 뒤에까지 전해져 안목 있는 사람들이 본다 해도 놀림거리가 되지 않을지 생각해본 후에 편지를 봉하라"는 다산의 말을 다시 인용하며 "다산이 남긴 그 말의 뜻은 주고 받는 말에 품격이 있어야 대화도 되고 정치도 민생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물론 현실의 정치에서는 5행시, 6행시보다 더한 아무말도 횡행한다"고 꼬집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