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단행한 5명의 차관(급) 인사는 전반적으로 조직 안정성과 전문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과 실무관리의 특성을 고려해 지역 안배 등의 정치적 고려는 배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신설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차관과 3년 만에 해양수산부 산하 독립 외청으로 이날 출범한 해양경찰청 수장 인선에서 이런 특징이 드러났다.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 임명된 최수규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행정고시 30회 출신으로,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정책국장과 중기청 차장을 역임했다. 중소기업 정책을 다루는 자리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뜻이다. 최 차관이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을 지낸 이력이 있음에도 이번에 발탁됐다. 그만큼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중시한 인사로 볼 수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중소기업 정책을 전담한 관료 출신으로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행정 경험이 풍부하며 업계와의 소통 능력과 뛰어난 업무 추진력으로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차관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을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박 청장은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찰청 대변인과 중앙경찰학교장, 전남청장 등을 지낸 ‘덕장’으로 평가된다. 박 대변인은 “온화한 성품과 합리적인 일 처리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고 조직 관리와 소통 능력이 뛰어나 부활한 해경 수장으로서 해경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경을 안정적으로 독립 외청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겼다는 것이다.

특허청장에 성윤모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국가보훈처 차장에 심덕섭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실장,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을 각각 발탁한 것도 전문성을 고려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편 청와대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현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아닌, 중소·벤처기업 현장 실무에 밝은 인물을 대상으로 인사 검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차관급 프로필

▶성윤모 특허청장

▷대전(54·행시 32회)▷대전 대성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미주리대 경제학 박사 ▷산업부 산업정책기술과·미주협력과, 지식경제부 중견기업정책관, 중소기업청 중견기업정책국장·경영판로국장,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박경민 신임 해경청장

▷전남 무안(54) ▷전남 목포고, 경찰대 ▷전남 보성서장, 서울 강동서장, 경찰청 생활안전과장, 광주경찰청 차장, 서울경찰청 보안부장, 경찰청 대변인, 중앙경찰학교장, 전남경찰청장, 인천경찰청장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전북 전주(58·행시 30회) ▷전주고,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오레곤대 행정학 석사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정책국장, 대통령 비서실 중소기업비서관, 중소기업청 차장,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

▷전북 고창(54·행시 30회)▷고창고, 서울대 영어교육과, 영국 버밍엄대 개발행정학 박사 ▷행정자치부 조직기획과장, 외교통상부 기획심의관, 주 캐나다대사관 공사, 국가기록원 기록정책부장, 전북 행정부지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실장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전남 광주(52) ▷서울대 의학과, 서울대 보건학 석사·예방의학 박사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장·질병예방센터장·긴급상황센터장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