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출당논의도 본격화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여연)의 여론조사 접근 범위를 대폭 제한하는 내용의 2차 혁신안을 마련했다. 여연이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오는 10월께로 예상되는 당협위원장 교체와 내년 지방선거 공천의 주요 잣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혁신안이 현실화하면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김대식(사진) 원장을 앞세운 홍 대표의 ‘인적 청산 태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한국당 혁신위는 23일 여연 여론조사 보고 체계 일원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2차 혁신안을 을 발표했다.

현재 여연 여론조사 보고체계는 이원화돼 있다. 공천·선거·당무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실이 사무총장을 거쳐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게 돼 있다. 이외 여론조사는 원장이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는 체계다.

이와 관련, 2차 혁신안은 모든 여론조사를 연구원장이 당 대표에게 직접 보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여론조사 보고 체계를 원장과 당 대표로 단순화한 것은 지난해 총선 때와 같은 여론조사 유출 사고를 사전에 차단해 당무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여론조사 접근 범위를 제한해 인적 청산 시 당내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혁신위는 2차 혁신안을 통해 여연에 소속된 당 사무처 인사들의 당 복귀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혁신위는 여연에 대선·총선·지방선거 등 지역별 선거 전략 및 정책 수립 기능을 부여, 당의 선거캠프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서용교 혁신위 지원단장은 “여연 개편안은 여연을 독립시켜 한국당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우파 전체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인적 청산을 위한 준비와는 무관하다. 홍 대표도 여론조사는 참고사항일 뿐 공천의 주요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및 당내 인적 청산 논의에 착수한 혁신위는 인적 혁신 3개 그룹을 제시했다. 류석춘 위원장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한 게 아니냐는 문제에 대한 책임,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인사들의 역할 문제, 탄핵의 빗장을 연 인사들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친박계 인사들의 인적 청산 범위, 탄핵에 찬성해 탈당한 인사들에 대한 평가 등으로 혁신위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