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의 명운을 결정할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문재인 대 반문(반문재인)연합’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안보 이슈와 인사 논란 등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공멸의 위기감이 커진 야권에서 연대 논의가 활발해졌다. 여권도 야권의 반문연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1 대 1 구도에 대비해 인적 자원을 총동원할 태세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9대선 이후 5개월간 사실상 독주를 해왔다. 10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8,9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보다 1.8%포인트 오른 69.5%를 기록했다. 내년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부산 울산 경남(74.8%)에서 10.5%포인트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지지율이 올랐다. 민주당도 51.1%로 2주 만에 다시 50%대로 올라섰다. 자유한국당은 20.0%, 바른정당 5.6%, 국민의당은 5.3%였다.

야권에서는 ‘탄핵 민심’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남-수도권-부울경 등 전략 지역에 ‘연합론’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는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3당 연합체제로 민주당에 맞서는 구상이다. 부울경은 보수 야당, 호남은 국민의당 중심으로 여당에 맞서고,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3당이 강세 지역을 나눠 서로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때 야 3당의 수도권 연대를 거론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역시 영남과 수도권 공략을 위해 바른정당과의 연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5·9대선 당시 반문 연대의 구상이던 ‘빅텐트론’이 무산된 것처럼 3당 연합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국민의당이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어 연대의 고리가 약한 까닭이다.

이러한 가운데 여권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패하면 국정 동력은 현저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부울경 선거의 결과는 정권 재창출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본인들의 불출마 입장 표명에도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김경수 의원 등의 차출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히말라야로 간 적이 있다. 이미 정치권에 발을 담근 인사들의 입장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