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 내 10개국 모두 방문”
- 협력기금 연 1400만불로 확대
- 리커창과 양국 교류 확대 논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저녁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내 호텔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복원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세안 정상회의 행사의 하나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서 우리 정부의 한·아세안 협력 비전인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하면서 신 남방정책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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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1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31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한중, 새 출발점에서 새 시대로”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 총리와 회동함에 따라 양국 관계 복원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크게 경색됐던 양국의 경제·통상 정상화에 대한 의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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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오후에는 아세안 기업투자서밋에 특별연설자로 참석해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문 대통령은 리 총리와 만나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간 정치 경제 문화 관광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이 각양각색의 꽃을 활짝 피우면서 양국 국민들이 한중 관계가 진정한 봄을 맞이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한중 관계에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두 나라가 예민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적극적인 진전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 “아세안·한국은 중요한 동반자”
500여 명의 아세안 각국 기업인이 참석한 이날 ABIS에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동반자이다. 아세안은 한국의 제2위 교역 상대이자, 투자처이고 한국도 아세안의 다섯 번째 교역국이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의 목표로 ‘3P’ 즉, ‘사람(People) 공동체’ ‘상생번영(Prosperity)의 공동체’ ‘평화(Peace) 공동체’ 구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임기 중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겠다”며 ‘사람 중심의 국민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아세안 국민의 한국 방문이 더욱 쉬워질 수 있도록 사증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아세안 장학생과 연수생 초청 확대를 지속해서 지원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내가 자란 부산에 아세안 대화 상대국 중 최초로 ‘아세안 문화원’을 설립했다. 여기서 세계 유일의 디지털화 된 앙코르와트 사원도 만날 수 있다. 한국 국민의 아세안에 대한 이해와 교류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범정부 아세안 기획단’을 설치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아세안 주재 재외공관의 기업지원 기능과 조직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상생번영의 공동체 구현을 위해 교통·에너지·전력 공급·재난 예방·수자원 관리·스마트 정보통신 등 역내 연계성을 높일 수 있는 4대 중점 협력 분야를 제시했다. 아울러 한·아세안 협력기금 출연 규모를 2019년까지 현재의 배 수준인 연간 1400만 달러로 확대하고 한·메콩 협력기금은 현재의 세 배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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