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폐청산 반발 보수 결집 직면
- 전병헌·홍종학 악재 해결해야

7박 8일 일정으로 동남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15일 귀국길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14일 제20차 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잇달아 회담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담(EAS)에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번 동남아 순방 중 아세안과의 교역을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중국 수준인 2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한다는 요지의 신 남방정책을 천명하고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류 확대에 주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중국의 경제를 총괄하는 리커창 총리와의 회동 자리를 가지면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소원해진 한중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도 이번 순방의 성과로 평가된다.

귀국하는 문 대통령 앞에는 해결해야 할 국내 현안도 산적해 있다. 먼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적폐청산 활동을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한 것을 계기로 보수가 결집하는 상황이 있다. 문 대통령이 적폐청산에 대한 보수의 반발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어떻게 걸고 정면돌파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의 전 보좌진이 롯데홈쇼핑 후원금을 횡령한 사건도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전 수석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할 경우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문 대통령은 홍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홍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예산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번에도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후 감사원장 후보자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감사원장 후보자로는 김병철 전 감사위원과 강영호 전 특허법원장(사법연수원 12기·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15기) 등이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