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국민의당 후보연대 변수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경우에도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 민주당 복당을 망설이는 오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부산CBS의 의뢰로 지난 9, 10일 부산지역 성인 8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5%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를 보면 오 전 장관을 무소속으로 설정한 여야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오 전 장관은 17.9%로 가장 앞섰다. 이어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이호철 전 청와대 정무수석 17.4% ▷민주당 김영춘 해수부 장관 15.1%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13.2% 등의 순이었다.

오 전 장관을 민주당 후보로 상정했던 지난 9월 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에서는 적합도가 22.1%로 오차범위 밖에서 선두를 차지했지만, 무소속 출마를 상정한 이번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4.2%포인트 떨어졌다.

오 전 장관을 무소속으로, 민주당 최인호 국회의원, 한국당 서 시장, 바른정당 김세연 국회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5명의 가상대결에서도 오 전 장관은 24.7%로 가장 앞섰다. 이어 ▷최 의원(23.4%) ▷서 시장(18.8%) ▷김 의원(12.1%) ▷안 대표(1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이지만 다자 구도에서도 경쟁력이 통한다는 얘기다.

오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복당을 미루며 ‘후보 추대’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에 복당해 경선할 경우 당내 지지 기반이 없어 김 장관이나 이 전 수석을 위한 ‘경선 불쏘시개’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무소속 후보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인함에 따라 앞으로 민주당 복당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전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선거 연대에 합의함에 따라 김 의원이나 안 대표가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할 경우 시장 선거 판세는 박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 5명을 상정한 가상 대결에서 김 의원과 안 대표의 지지율을 합치면 산술적으로 24.1%가 돼 단숨에 2위로 올라선다. 민주당 후보가 최 의원이라는 변수는 있는데 ‘무소속(오거돈)-민주당(김영춘 또는 이호철)-한국당(서병수)-바른정당·국민의당 단일 후보(김세연 또는 안철수)’라는 4자 구도에서 일단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