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의 누적관객수가 500만 명을 목전에 두고있다. 영화

	87년 연세대 시위 당시 모습. 연합뉴스

의 흥행과 함께 6월 민주항쟁의 불씨를 당겼던 두 사람, 박종철·이한열 열사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당시 서울대학교 대학생이던 박종철 열사는 안기부 대공분실로 끌려갔다. ‘민주화추진위원회사건’으로 수배중이었던 박종운의 소재를 캐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박종철 열사는 수사관들의 모진 고문에 숨을 거두면서도 끝내 박종운의 소재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가슴 아픈 역사로 자리잡은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말이 경찰이 밝힌 박종철 열사의 사망원인이었다.

박종철 열사가 죽음으로 지킨 선배 박종운은 2000년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에서 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고,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선거까지 세 번 모두 낙선했다.

일각에서는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항거하던 운동세력이, 수 많은 열사들이 죽고 다치며 지키려 했던 인물이 ‘불의’로 여겨왔던 세력과 결탁했다는 것에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박종철 열사가 사망하던 당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써 군부독재 반대시위를 이끌었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박종운에 대해 “그 당(한나라당)에 갔을 때 박종철 열사 유가족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컸다. 내 아들을 죽인 사람들과 같은 진영에 갔다는 생각에…”라며 박 열사의 가족들이 느꼈을 아픔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박종운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부천 오정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하고 경기 부천오정지구당 지구당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죽음으로 선배 ‘박종운’의 이름을 지킨 박종철 열사. 그가 사망하고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6월 9일, 이한열 열사는 ‘호언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다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고 숨을 거뒀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