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4만 명의 국민이 참여한 국민청원에 답변을 내놓았다. 청원 시작 불과 15일 만에 내놓은 답변이었다. 이번 청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판사에 대한 감사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사법권 독립’을 내세워 불가하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 20일 청와대는 ‘정현식 판사에 대해서 이 판결과 그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감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답변했다. 이 청원은 지난 5일 시작돼, 불과 15일만에 청와대가 답변을 내놓았다. 앞서 가장 빠른 답변은 1호 청원답변 ‘청소년 보호법 폐지’로, 조국 민정수석이 나서 22일만에 답변했다.

이번 청원의 대상이었던 정혁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청와대는 정 부장판사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하는 청원에 “청와대에 재판에 관여하거나 판사를 징계할 권한은 없다”면서 사법권 독립의 원칙을 소개했다.

이날 정 비서관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돼 있는 헌법 103조를 언급하며 “법관이 재판 내용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면 외부 압력에 취약해지고 사법부 독립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106조 1항도 소개됐다.

이어서 “법관의 파면이 가능하려면 직무 집행에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다는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인정돼도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며 정 판사에 대한 감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정부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국민의 뜻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소통하는 게 책무인 만큼 어려운 질문에도 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금까지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답변한 청원은 이번 사안을 포함해 8개다. 해당 청원들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청소년이란 이유로 보호법을 악용하는 잔인무도한 청소년들이 늘어나고있습니다. 반드시 청소년 보호법은 폐지해야합니다.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부탁드립니다. △ ‘주취감형(술을 먹으면 형벌 감형)’ 폐지를 건의(청원)합니다. △조두순 출소반대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 △전안법 합리적으로 개정 또는 폐지해주세요.(소상공인 소비자 모두 죽는법안입니다.) 전안법. 18살, 미성년자에게 정부가 직접 찍어주는 범죄자 낙인! △<가상화폐규제반대>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적 있습니까? △정형식 판사에 대해서 이 판결과 그 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를 청원합니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