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통일대교서 연좌농성
- 경찰과 몸싸움·원색표현 구호
- 민주당 “색깔론으로 정부 발목”

‘김영철 방남’으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김영철 방남’ 저지를 위한 1박2일 육탄 방어에 나섰던 자유한국당은 26일 국민규탄대회를 여는 등 총공세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한국당을 맹비난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앞에서 열린 ‘김영철 방남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이동 경로인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을 전날 저녁부터 틀어막았던 한국당 의원들은 25일 대표단이 통일대교 동쪽의 우회로를 통해 남측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6시간 만에 농성을 풀었다. 앞서 당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 등은 전날 오후 7시부터 통일대교 남단 도로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해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16시간이 넘는 밤샘 농성을 펼쳤다. 이날 농성에는 홍준표 대표가 가세하는 등 90여 명의 의원이 집결했고, 당원과 당직자 등까지 포함하면 수백 명 수준까지 불어났다.

이들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철회하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확성기를 튼 채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을 막아내자” “애국 경찰들은 즉각 철수하라” 등의 구호를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의원들을 에워싸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통일대교 남단은 한국당 의원, 당원들이 타고 온 차량과 경찰버스 등으로 뒤엉켜 도로가 꽉 막혔고, 일부 당원과 당직자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농성 도중 “김영철 즉시 사살” “철천지원수” “살인마” 등 원색적인 표현도 쏟아냈다.

홍 대표는 오전 11시께 북한 대표단이 통일대교 동쪽의 전진교를 통과해 남측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영철이가 개구멍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무성 의원은 “애국시민 덕분에 한국당이 풍찬노숙하며 김영철이 통일대교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고 생각한다”며 애국가를 제창한 뒤 해산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을 향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태다. 기-승-전-색깔론으로 중무장한 채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고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한국당의 작태는 자기부정이고 모순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국당이) 김영철을 사살해야 한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때는 (김영철을) 왜 체포하지 않고 사살도 하지 않았습니까? 분노하는 당신들의 얼굴에서 매국노의 그림자를 봅니다”라고 맹비난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