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설치
- 임종석 비서실장이 위원장 맡아
- 준비 과정 이산상봉 조율 기대
- 금강산 관광 재개 등도 ‘훈풍’

다음 달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리면서 남북 간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통일 관련 단체와 이산가족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2015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9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공동 브리핑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에 5만8685명의 이산가족이 생존해 있다고 밝혔다. 이 중 부산에는 4.7%인 2760명이 거주한다.

이산가족 등록이 시작된 1988년부터 확인된 이산가족은 13만1447명에 이르지만, 이 중 7만 2762명은 통일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이산가족 86.5%가 70세 이상 고령층이며 90세 이상 노령층도 23.2%나 차지한다. 적십자사에 등록된 이산가족 중 매년 3500∼4000명이 숨을 거둔다.

재부평안남도민회 김종필(83) 상무는 “북에서 온 사람은 모두 노인이 됐다. 늦기 전에 가족을 만나고 싶고 어릴 적 살던 땅에 가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산가족은 물론 통일 관련 단체들도 화해 분위기를 반기며 이산가족 상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은 “정상회담을 앞둔 접촉 과정에서 분명히 이산가족 상봉 이야기가 오갈 것이다. 한반도 평화라는 큰 틀에서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질 텐데 그 과정에서 가족 상봉이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심스러운 의견도 나온다. ‘부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최광섭 대표는 “이산가족 상봉 가능성이 크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북한의 이산가족 숫자가 적고 사전 교육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산가족 상봉 결정 이후 성사까지 위기관리와 평화 분위기 유지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5년 남과 북측 151명씩 서울과 평양을 교환 방문했던 고향방문단과 2000년부터 2015년까지 20회 진행된 이산가족 대면 상봉으로 만난 4120가족 1만9771명 모두 합하면 총 21회 2만 73명이 헤어진 가족을 만났다. 금강산 관광 등을 재개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남북 교류의 상징과 같았던 금강산 관광은 2008년 박왕자 씨 피격 사건 이후 전면 중단됐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방북 특사단 만찬 당시 “그동안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국가안보회의(NSC)를 여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오늘 결심했으니 이제 더는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맡는다.

김태경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