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최고위에서 불륜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생활 논란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폭로 여파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결국 충남지사 예비 후보직을 내려놨다. 이에 충남도지사 선거에 뛰어드는 후보군의 지형도 변화를 맞게 됐다.

오늘 14일 박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제 때가 된 것 같다”며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앞서 박 전 대변인은 사생활 논란에 따른 당 지도부의 사퇴 권유를 정면 돌파하겠다며 충남지사 선거전을 재개했다.

하지만 오늘 박수현 캠프 관계자는 “충남도민에게 안희정 지사를 추천한 것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려고 했었다”며 “이 과정에서 가정사를 악의적으로 왜곡한 정치모략이 벌어졌고, 이 문제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사퇴시기가 늦춰졌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지난 6일 예비 후보직 사퇴를 결심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악의적 의혹을 인정할 수 없어 명예를 지킬 시간이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이에 박 전 대변인 측은 “자신을 둘러싼 소문과 관련해 당 최고위원회에 충분히 소명했고 최고위도 이를 모두 수용했다”며 “당내 명예는 지켜진 만큼 법의 심판으로 외부적 명예를 되찾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변인의 중도 사퇴로 민주당 충남지사 선거 주자는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의 양자구도로 압축됐다.

양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앞으로 박 예비후보의 역량과 기개가 국가와 민주당의 발전에 크게 쓰이기를 기원한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복 전 아산시장 측도 “매우 안타까운 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용선 전 충남경찰청장이 첫 주자로 나섰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이명수 의원도 거론되는 후보 군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용필 예비후보가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충남 정치권에서는 “막강한 이름 값을 갖고 있는 후보가 시작도 전에 낙마하면서 선거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