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평당원 선대위원장 영입
- 노사모 벤치마킹 인지도 올리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노무현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옛 부산상고 선배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자신에게 투사해 당내 주류인 친노·친문 그룹에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서민적인 이미지를 부각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21일 부산시의회에서 회견을 열고 노인행복센터 구축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정 전 부시장은 21일 “이번 시장 선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하겠다. 나는 노 전 대통령처럼 흙수저로 태어났고, 노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를 다녔다. 노 전 대통령처럼 어렵게 공부해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노 전 대통령처럼 부산의 오랜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친노 그룹의 한 축인 부산상고 동문의 지지를 받는 정 전 부시장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고교 선배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노무현’을 선거운동의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전날 ‘원팀(One Team)’ 기자회견 때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인 경선 룰을 당원투표 60% 이상, 여론조사 40% 이하로 조정하려는 시도가 원팀의 반대에 부딪힌 것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정 전 부시장은 또 22일 송상현광장 옆에서 컨테이너 6개로 만든 선거사무실을 개소하는 것과 함께 시민을 경선 선대위원장으로 공개 모집하는 등 서민 행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시민과 평당원 1만 명 이상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모집해 경선 캠프를 통째로 맡기겠다. 이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초기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선대위원장이 된 시민과 평당원이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 전 부시장의 선거운동원이 되는 방식이다. ‘금수저’ 출신인 오 전장관과 대비되는 극적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팀 프레임에 갇혀 오 전 장관에 대해 공세를 취하기 힘든 정 전 부시장이 ‘노무현 카드’로 당내 핵심 세력인 친노·친문 그룹에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대중적인 친근감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부시장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노환(정처 없는 노인들의 마음을 환하게 하는)’ 구상으로 노인행복센터 정책을 발표했다. 블록체인기술을 기반으로 구·군별로 노인행복센터를 한 곳씩 만들어 노인 의료와 건강, 주거 복지 일자리 등의 상담 서비스 등을 수행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